金의원 "다른 후보들과 협의해 다음주까지는 출마여부 결론"
두 前대통령 아들 출마 가능성에… 與 "2세정치 역풍도 고려해야"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경남지사에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23일 알려졌다고 24일 조선일보가 이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다음 주 중 출마 여부를 확정해 밝힐 계획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김 의원이 출마할 경우 공석(空席)이 되는 경남 김해을 지역구 보궐선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가 등판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TV에 출연해 "출마 여부를 놓고 더 오래 끄는 건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들에게도 부담이 되고, 당에도 부담이 된다"며 "3월 말, 다음 주까지는 가부(可否)간 결론을 내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경남지사) 후보들과 협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경남 판세에 대해 김 의원은 "지난 대선 때도 탄핵 국면에서 이뤄진 선거라 문재인 후보가 다 이기지 않을까 했는데 경남에서 0.5%p 차이로 졌다"며 "경남 선거는 그만큼 어렵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김 의원이 사실상 출마를 염두에 두고 다른 후보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김 의원은 주변의 친한 의원들에게도 출마와 관련한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출마에는 여권과 야권 모두에서 민감한 반응이 나온다. 최근 경남에선 공민배 전 창원시장 등 일부 예비 후보자가 '김경수 차출설'에 반발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사석에서 김 의원을 만나 "출마할 거냐"며 의중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출마하면 PK 지역에서 '민주당 바람'이 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김 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5월 14일까지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럴 경우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6월 지방선거 때 함께 실시된다. 여권에선 김해을 보궐선거엔 노건호씨나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가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온다.

김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자 숨진 곳이다. 이 때문에 건호씨가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호씨는 현재 LG전자 중국법인을 다니면서 베이징대학 국제경제학 박사과정에 있다. 친노 진영에선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출마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건호씨가 정치에 적극적 관심은 없다" "가족이 정치 입문에 부정적"이라는 얘기가 동시에 나온다. 현철씨는 주변에 재·보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권에선 '낙하산 공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관계자는 "결정된 건 없는데 말만 무성한 상황"이라며 "당선 가능성과 함께 '2세 정치'에 대한 역풍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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