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3명만 처벌- "최소 1인 당 100만 원 이상 뇌물 받아…재수사 필요성" 제기돼
부정기적 상납고리 실체?-'거제시 도덕성과 청렴성에 치명타'
왜 이렇게 거제시의 타락상이 근절되지 않을까?
전기공사업체에서도 이런데 더 큰 회사와 더 큰 공사는?
최근 거제시청 공무원과 업자 등이 구속되면서 이슈로 떠올랐던 관내 모 전기공사업체의 공무원 뇌물사건과 관련 회사 경리직원의 '뇌물수첩'에 공무원 이름이 30여명 등장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H사 전기공사업체 경리직원이 정리한 '뇌물수첩'에는 공무원 30여 명의 이름이 올라 있었으나 거제시청 현직 공무원은 2명 중 1명은 구속되고, 나머지 1명과 퇴직 공무원 1명은 불구속 기소되는 선에서 수사는 마무리 됐었다. 

그런데 이번엔 30명에 이르는 공무원들의 명단이 드러나면서 재수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사건은 업체 사장인 김 모(42) 씨와 경리직원인 모씨 양누나인 B(47) 씨의 금전문제 갈등에서 불거졌다. B씨가 지난해 12월 공무원 뇌물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국민권익위에 제보를 하면서 사건은 검찰로 이첩 수사가 이루어졌다.

이후 검찰은 뇌물을 받은 거제시청 공무원 C 모(36) 씨와 뇌물을 제공한 업체대표인 김 모씨 등 3명을 구속했다. 다른 거제시청 공무원 2명과 전북 남원시청 공무원 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창원지법 통영지원은 지난달 31일 김 모씨를 징역 2년, 벌금 5000만 원을, 또 공무원 1명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했다. 30여 명의 거제시청 공무원 이름이 적힌 수첩은  경리직원이 작성했다는 것. 

B씨는 지난해 12월께 검찰에서 1차 제보자 조사를 받은 후 2차 조사가 있을 에정이니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겠다는 검찰 요청에 따라 작성한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B씨는 2년가량의 통장내역과 다이어리, 달력, 380여 건의 통화녹음 자료 등을 바탕으로 뇌물을 전달한 공무원 명단을 작성했다는 것이다. 35명의 이름은 B씨 수첩 두 페이지에 걸쳐 적혀있다.  이 명단에는 뇌물을 받은 것으로 지칭되는 공무원의 직책 또는 누가 언제 전달했는지, 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한 내역 등이 상세히 기재됐다.

명단 확인 결과 이들 중 현직 공무원은 28명이며, 2명은 퇴직 공무원이다. 나머지 5명은 흘려 적어 누군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확인된 이들은 국장급 1명, 과장급 8명, 나머지는 6급 이하 공무원이리고 한다.

사건을 제보한 B씨는 검찰 수사가 소홀했다며 엄정한 수사를 재요구했다. 뇌물 액수도 검찰에서 거제시청 공무원과 연루된 기발표액 4,900만 원 보다 훨씬 많은 1억 원이 넘는다고 덧붙이고 있다. 현재 B씨는 업체대표 김 모씨로부터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소를 당해 통영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가족 간 금전다툼으로 사건이 드러나게됐지만 공무원들의 정기적 또는 간헐적 상납고리와 뇌물, 향응제공 그리고 이어진 부실 공사 등이 이제는 시대도 바뀌었고 청렴성이 더 더욱 강조되는 시점이라 묵은 관행을 고발 개선할 필요가 있어 제보를 했다는 것이다.

검찰에서 2차 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해서 자료 정리를 해 한 달 넘게 수첩을 작성했는데 추가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후유증이 엉뚱한 곳으로 튈 전망이다.

B씨는 수첩에 기록된 이들은 대부분 100만 원 이상 뇌물을 받은 사람들이며, 일부는 수차례 룸살롱 접대와 그 이상의 접대도 받았으며, 매달 1차레 이상 집으로 초청 소고기 회식도 했다는 것이다.

관급공사를 수의계약 받고자 하거나 받은 후에는 보답으로 부친이 대표일때부터 정기적 또는 간헐적으로 관행처럼 진행된 것이라고 한다.

 최근 1심 판결선고가 나면서 동생은 집행유예로 풀려나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짙어 재수사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우선 B씨 자료를 확보 검토하고 자료 확인 후 작성 시점 등 신빙성 확인을 바탕으로 재수사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고 한다.

검찰은 1차 조사 발표때 이번 사건과 관련해 뇌물수수의 ‘종합세트’라 할 수 있는 "다양하고 지능적인 범행 수법이 동원됐다”며 “지인으로부터 제공받은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뇌물을 수수하거나 ‘카드깡’을 통해 회사자금을 현금으로 전환하거나, 고급 외제차 구입대금을 대납하게 하여 뇌물을 수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적발됐다”고 말했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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