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무상급식 지원금에 대해 감사에 착수키로 하자 경남도교육청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두 기관이 갈등을 빚고 있다.

도는 무상급식 지원금이 제대로 사용됐는지를 파악해 보겠다는 입장인 반면 도교육청은 도가 학교를 상대로 감사를 벌이는 것은 월권행위일 뿐만 아니라 급식비 지원 중단을 위한 빌미로 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만약 경남도가 감사를 벌인 뒤 연간 300억 원이 넘는 급식비를 중단한다면 무상급식 정책 자체가 존폐기로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도는 내달 3일부터 28일까지 3개 감사반 12명을 투입, 도내 9개 시·군과 초등 40개, 중등 30개, 고등 20개 등 90개 학교를 대상으로 특정 감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도는 감사를 통해 지난해와 올해 지원한 무상급식비 사용 및 계약 실태와 음식재료 계약의 적정성, 친환경 인증 등 음식재료 위법 사용, 특정업체 몰아주기식 계약 특혜, 음식재료 납품에 따른 금품수수, 급식비 목적 외 사용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한다.

경남도는 감사 결과를 도교육청에 통보, 처분을 내리도록 하는 한편 급식비를 지원받은 학교가 다른 용도로 쓴 사실이 드러나면 전액 회수할 방침이다.

경남도 감사관실 관계자는 "지원한 예산이 목적대로 사용되었지에 대해 감사를 벌이는 것은 당연한 책무이고, 도민의 혈세가 허투루 쓰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광역지자체인 경남도가 학교를 상대로 무상급식비에 대해 특정 감사를 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인데다 도교육청의 반발이 심해 파문이 일고 있다.

도교육청은 교육과 학예에 대한 사무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상 교육청에 속해 있기 때문에 경남도가 학교를 상대로 감사를 벌이는 것은 월권행위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상급식에 대해 평소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홍준표 지사의 의도에 따라 감사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향후 경남도의 예산지원을 중단하기 위한 빌미로 삼을 우려가 높다는 게 도교육청의 주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경남도가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일선 학교에 대해 감사를 하겠다고 하니 법적으로 황당한 일"이라면서 "감사 과정에서 일선 학교로부터 상당한 저항이 야기되는 등 많은 파문이 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와 관련해 경남도교육청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학교 무상급식비는 식품비와 운영비로 반반씩 구성돼 있는 데, 이 중 식품비를 놓고 경남도 30%, 시·군 40%, 도교육청 30%선에서 나눠 지원해 왔다.  [부산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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