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의회 수정안도 무시하고 노골적 밀어주기...의회 "좌시하지 않을 것"
복지시스템 통합관리OK, 한 법인이 종합사회복지관 2곳을 모두 운영하는 것은 글쎄?....
복지 편중화 심화, 민간의 자율적 행정참여 기회 박탈 등 복지후퇴 가져 올 수도 있어...
지방자치법을 따를 것인가? 재단설립 및 운영 조례를 따를 것인가?

거제시가 시종합사회복지관(관장 박기련)과 옥포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상영) 위탁운영기간이 14년 12월로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위탁운영자 모집공고에 들어갔다.

지난 9월 29일 의회 총무사회위원(위원장 이형철)에서 거제시가 상정한 1개 법인의 2개 복지관 통합운영건에 대해 '개별법인이 각 복지관을 위탁운영 하며 기간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한 조건'으로 가결해 10월 7일 본회의를 통과해 현재 공모절차에 돌입항 상태다.

이에 따라 조계종에서 위탁 관리하던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과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위탁 운영하던 옥포종합사회복지관은 새로운 위탁운영자를 맞게 됐다.

시는 10월 27일~11월 17일 까지 21일간 모집기간을 거친 뒤 12월 한 달 간 인계·인수를 마치면 내년 1월 1일 새로운 위탁자가 운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은 이 모든 절차가 거제시희망복지재단으로의 통합위탁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던지고 있다.
 

사실 지난 2011년 희망복지재단 설립 당시부터 '관내 복지관의 위탁관리를 할 것'이란 말이 나돌아 복지행정과 관련해 알 만한 사람은 이미 알고 있는 얘기다.

만약 시가 작정하고 다른 응모자를 결격시킨 뒤 거제시희망복지재단에 몰아주기를 한다면 달리 저지할 장치도 방법도 없을뿐 아니라 위탁기간도 3년 계약 후 재계약을 통해 충분히 연장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제시민들이 걱정하고 우려하는 부분은 시가 희망복지재단에 양대 복지관 운영을 맡길 경우 가뜩이나 부족한 복지기금을 혼자만 독식하게 되에 복지 편중화가 심화 되고 민간의 자율적 행정참여 기회를 박탈해 다양한 위탁주체들의 선의의 경쟁과 성장을 저해해 복지후퇴를 가져 올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복지관계자A씨는"통합운영 방식은 감시·감독이 용이하고 비용측면에서 절감효과는 있지만 비교 경쟁하지 않으면 복지의 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타성에 젖어 발전이 없다"고 했다.

B복지관계자도 "통합운영을 하면 경쟁과 발전이 없어 양질의 프로그램 개발과 서비스제공에 있어서는 복지후퇴를 가져 올 수 있다"고 주장하며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두 개의 종합사회복지관을 운영할 만한 '컨트롤타워'기능을 갖춘 법인이 과연 거제시에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통합운영과 관련해 찬성의견도 만만찮다.

지역 한 복지 전문가는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제공되고 있는 복지서비스의 상당부분이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며 "장애인, 노인, 아동, 청소년, 다문화, 한 부모, 차상위, 조손가정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복지서비스 대상자들은 복지센터나 기관들로부터 중복서비스를 받는 경우가 많아 정작 서비스가 절실한 복지 사각지대 사람들이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복지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또 "각 각의 종합복지관에서 제공되는 프로그램이 서로 유사하게 실시돼 지역민들에겐 특화된 전문복지기관으로서의 인식이 미약하고 상호 경쟁적인 관계로 운영돼 타 기관과 유기적인 업무 협조 및 공조가 되지 않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상호유기적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종합사회복지관이 지역복지의 구심점이 돼 지역민들의 욕구와 복지자원의 효과적인 연계, 서비스 중복과 누락방지를 위한 조정 등 통합 복지 서비스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복지전문가는 "복지시스템의 통합관리는 꼭 필요하지만 한 법인이 시 전체 종합사회복지관 2곳을 운영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역사회복지의 퇴보를 가져 올 것이 뻔하다"고 우려 했다.

따라서 "거제시 희망복지재단은 처음 설립취지에 맞게 시민복지향상을 위한 기부 및 나눔 문화정착과 지역사회복지 재원의 효율적 분배에 힘쓰는 것이 옳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시는 시민들의 다양한 반응을 예의 주시하면서 복지관 운영과 관련해 다각도로 분석했다고 해명했다.

직영으로 운영할 경우 ▲운영인력 고용보장에 따른 업무의 적극적 추진할 수 있지만 ▲전문성과 경영마인드 부족으로 인한 구조적 운영적자 확대와 수강료 인상에 따른 이용인원 감소 등을 단점으로 들었다.

반면 위탁운영 할 경우 ▲전문성을 갖춘 위탁운영과 효율성 확보, 다양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개발 용이, 민간의 참여기회를 확대할 수 있으나 단점으로는 시 보조금 없이 관리, 운영상의 어려움과 위탁운영에 따른 비용부담 증가를 예상했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보름 후인 11월 17일, 신청서 접수가 마감되면 관내 종합복지관 2곳의 향방이 정해 진다. 지켜볼 일이지만 만약 거제시 희망복지재단이 운영자로 선정 된다면 행정적 분쟁 가능성이 높다.

지방자치법 제104조(사무의 위임 등)의 제 3항에 따르면 시는 "거제시 사무의 민간위탁 촉진 및 관리 조례를 마련하고 제1조(목적)에서 '시 조례에 따라 설립되고 시가 출자, 출연한 기관이 아닌 법인·단체' 또는 그 기관이나 개인에게 위탁할 사무를 정하여 민간의 자율적인 행정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행정사무의 간소화를 통한 행정능률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조례대로라면 '거제시가 출자, 출연한 기관은 거제시의 민간위탁 업무에 참여할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은 위탁운영 자격이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는 종합복지관 위탁 운영자 모집공고를 내면서 시의회에서 '개별법인이 각 각의 복지관을 위탁운영 하며 위탁기간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라'고 한 조건부 가결안을 '1개 또는 2개의 종합복지관 수탁운영신청이 가능하고 위탁기간은 3년으로 한다'로 공고했다.

시의 주장대로라면 "시의회의가 요구한 ‘1개의 법인이 한 개의 복지관을 위탁운영한다'라는 요구도 수용하고 거제시가 의도하는 한 개 법인(거제시희망복지재단)이 두 개의 종합복지관을 운영하는 것도 결국 가능하다"는 뜻이 된다.

이에 대해 시의회 한기수의원은 "의회는 시민들의 대표기관이다. '각 각 운영하라'는 의회결정사항을 따르지 않는다면 이 후 발생하게 될 행정적인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시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시민들과 복지관계자들은 우려 섞인 시선으로 예의주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허원영 기자  webmaster@gjt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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