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초등학교 학부모회 거제도 전통음식 만들기 개최

국산초등학교 원순련교장

지난 11월14일 국산초등학교(학교장원순련) 학부모회에서는 사라져 가는 거제도 토속음식의 종류를 알아보고 토속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연수회를 가졌다.

이번 연수회는 거제교육지원청의 ‘2014. 찾아가는 학부모연수회’의 지원을 받아 거제도 전통음식의 보존과 계승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거제참꽃여성회’ 회원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지방마다 그 지방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통 음식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 전통 음식 속에는 그 지방의 자연환경과, 삶의 방법과, 직업과, 그 지방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의 성격적 특색이 들어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그 지방의 음식문화라고 한다.

거제시가 조선업의 발달이 있기 전에는 다른 지방으로부터 식자재가 유입되지 않았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제도 섬에서만 생산되는 여러 가지 식자재로 먹거리를 해결해왔다.

거제도의 산, 바다, 들, 하천에서 생산되는 자연적인 먹거리로 음식을 만들어 식생활을 해결했던 거제도 사람들만의 토속적인 음식문화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이제 차츰 사라져가 거제도 토박이들은 그 때 그 시절의 음식을 그리워하고 있다.

거제교육지원청의 ‘찾아가는 학부모연수회’ 지원과 거제참꽃여성회의 도움으로

2007년 설립된 거제참꽃여성회(회장김선자)에서는 거제도 전통음식 계승을 위하여 해마다 전통음식을 만들어 바자회를 통한 거제도 음식 전수과정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회원들이 직접 전통음식을 만들어 판매해 왔던 전통음식 바자회보다는 거제도 전통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전수하기로 했다.

이 전수과정을 통해 거제전통음식 만드는 법이 계승되는 기회를 갖고자 국산초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갈치젓갈, 굴젓, 가지찜, 거제도호박죽, 메기떡국, 풋호박 갈치 수제비 등 6가지의 계절에 맞는 전통음식을 만들어 보았다. 이 중에서 가장 호응도가 좋았던 몇 가지 음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생전 처음 만들어보는 음식에 놀란 학부모들

※풋호박 갈치 수제비

이날 만든 거제도 전통 음식 중 가장 인기가 좋았던 음식은 ‘풋호박 갈치수제비’였다.

거제도는 사면이 바다라 무엇보다도 바다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이 식탁에 가장 많이 올라왔다. 그 중에서도 ‘풋호박 갈치 수제비’는 바닷가에 인접한 마을이 아니고는 거제도 사람들도 잘 모르는 음식이다.

여름이 되면 바닷가 마을에서는 쌀이 다 떨어져 가장 먹거리가 궁핍한 시기이다. 이때 가장 좋은 음식이 바로 ‘풋호박 갈치 수제비’이다.

이 때쯤이면 쌀은 다 떨어졌지만 봄에 추수한 밀이 있어 밀을 방앗간에서 빻아오는데 이 밀가루는 부드럽지도 않고 색깔도 누리끼리하며 더구나 입속에서 까칠거리는 그런 곱지 않은 가루가 된다.

마당에 무쇠솥을 걸어놓고 물을 펄펄 끓이다가 반죽을 뜯어 넣고, 이제 막 건져 올린 갈치를 잘 손질하여 넣은 후 익힌다.

갈치 맛이 울어나면 풋호박 썰은 것을 넣고 다시 익힌 후, 마늘, 파를 썰어 넣고 집간장으로 간을 한 후 마지막에 탱초로 비린내를 없애면 참으로 맛갈나는 ‘풋호박 갈치수제비’가 된다. 에어컨도 없는 더위에 이 뜨거운 ‘풋호박 갈치 수제비’ 한 그릇을 가족끼리 쳐다보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보약처럼 먹었던 기억을 거제도 바닷가 사람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날 거제도 전통음식 만들기에서도 이 수제비가 가장 인기를 차지하였다.

※가지찜(가지무름)

요즘은 가지가 보라색 채소로 만병통치약처럼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는 채소이다. 그러나 그 당시엔 가지는 그냥 쪄서 나물로 무쳐서 먹거나 가지냉국 외는 별다른 조리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가끔씩 여름이 되면 이 가지로 가지찜을 해 먹었는데 그 맛이 오묘했다.

가지찜을 왜 가지무름이라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가지나물과는 전혀 다른 복잡한 조리법과 시간이 많이 가는 조리법으로 인해 특별식으로 먹곤 했다.

가지를 먼저 사각으로 칼집을 낸 후 간장에 살짝 담근 후 건져내 간이 배이게 한다. 다음 홍합을 다지고, 양파, 부추, 고추, 마늘 등을 썰어 밀가루로 반죽하여 소를 만들어 놓는다.

간을 한 가지에 만들어 놓은 소를 넣고 달걀을 풀어 만든 무른 반죽으로 겉을 입힌 후 파로 묶어 김이 오른 찜솥에 얹어 쪄낸다. 이 가지 무름 역시 지금까지의 가지나물과는 색다른 맛을 내서 학부모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어린 자녀들과 연료하신 부모님들이 모두 좋아하겠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메기떡국

지금이 바로 메기가 나는 철이다. 찬바람이 불어오면 거제도는 메기가 많이 잡힌다. 이 메기로 떡국을 끓여 먹었는데, 사실은 거제도 전통음식인 대구떡국과 다를 바가 없을 만큼 참 맛이 좋다.

메기를 손질하여 끓이다가 떡국재료를 넣고 다시 끓인 후 파를 썰어 넣고 달걀로 지단을 만들어 올린 후 먹는 음식이다.

옛날에는 거제도 사람이라도 대구 한 마리는 아무나 사 먹지 못했다. 그만큼 대구는 귀한 어종이었고 비싸서 대구로 떡국을 해 먹는 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이때 대구 대신 메기떡국을 해 먹었다고 하는데 그 맛이 대단하다. 요즘처럼 달걀지단을 만들어 고명을 올리고 김을 썰어 한껏 멋을 낸 떡국이 아니라 그냥 메기와 떡국을 넣어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었던 기억이 새롭다.

풋호박 갈치 수제비가 여름 음식이었다면, 메기 떡국은 겨울음식으로 거제도 바닷가에서는 어느 집에서나 즐겨 먹었던 음식이다. 이 메기 떡국도 학부모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거제도 토속음식 조리법을 설명하는 원순련교장

아름다운 식탁을 꾸미고 시식회 열어

이외에도 거제도만의 특색이 있는 굴젓, 갈치젓, 호박죽 등 여섯 가지의 음식을 만들어 각 조마다 만든 음식을 아름답게 꾸민 식탁위에 올려놓고 시식회와 함께 가장 우수한 작품을 뽑아 시상하였다.

이날 참여한 모든 분들의 만장일치로 ‘풋호박 갈치 수제비’가 으뜸상을 차지했고, 가지찜, 메기떡국도 우수상을 받았다.

참여한 학부모들은 남편이 가끔씩 거제도 음식을 요구하였지만 거제도 음식이 어떤 것이 있는지도 몰랐고, 만들 줄도 몰라 거제도 음식을 만들어주지 못했단다. 그런데 이런 좋은 기회를 가졌다며 학교에서 준비한 6가지의 전통음식 레시피를 보고 가끔씩 거제도 전통음식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통음식 만들기를 지도했던 거제참꽃여성회 회원들은 정말 보람된 시간이었으며 이런 기회를 통해 우리 거제도 음식을 보존하고 계승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갖게 해준 거제교육지원청과 국산초등학교학부모회에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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