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50)

                              " 731  굴뚝"
                            이    장   명

아하늘에 꽂힌 바늘 하나
사람의 뼈를 꿰매고 있다
무엇을 태우는가 붉은 아궁이여!
짐승의 무리들이 식탁에 앉아
이 가는 소리를 울리는구나

눈에 불이 붙은 짐승들이
하늘에 연기를 올리며
만찬을 준비하였구나

악의 잔해를 땅에 묻고
짐짓 아무 일도 없는 양
먼 산을 보고 있지만
피어오르는 연기는
붉다 못해 짙푸른 번개가 되었구나

오! 슬픈 죽음이여!
잔인한 웃음이여!

이곳엔 인간이 없었구나
날카로운 칼과 이를 깨무는
저 푸른 톱날들이
그 날을 말하고 있구나

* 북만주 하얼빈 731부대 인체소각장 앞에서

눌산 윤일광 교수

(감상)
731부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육군 관동군 소속의 세균전 연구·개발기관으로 일제가 중국 하얼빈에 주둔시켰던 비밀부대이다. 1936년 설립되어 1945년까지 생체해부실험과 냉동실험 등을 자행하며 생물·화학 무기개발에 주력했다. '통나무'란 뜻의 생체실험 대상자 '마루타' 가운데는 독립운동을 하다 잡힌 조선인을 비롯하여 중국인, 만주인 등 3,000명이상으로 추정된다. 일본정부는 731부대의 실체를 부인하다 50년이 지난 후에야 부대의 존재를 인정했다. (다음백과 참조)
시인은 이 현장에 와서 그때의 비극을 시로 남기고 있다. 시인은 시대의 아픔을 증언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전쟁중에도 문인들로 구성된 종군기자단이 있었다. 세월이 지나도 시인은 아픈 역사를 재조명하고 통분할 수 있어야 한다.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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