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뻥튀기  맛
 

                                 김철석

어렸을 때 우리 마을 입구에는
커다란 이팝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한 그루는 사라호 태풍에 넘어가고
한 그루만 남았다
여름날 이팝나무 아래에
뻥튀기 장수가 오면
어른 아이 온 동네 사람 다 모인다

“뻥이요”
한마디에 모인 사람들 귀 막고 돌아서면
뒷산을 흔들어 놓는 소리
“뻥!”

멍석 위로 하얀 이팝꽃이 쏟아진다
5월도 아닌데 하얀 이팝꽃이 핀다

검정 고무신 친구들과
배고픈 허기 달래던
그 맛이 그립다

감상)

윤일광 교수

이팝꽃은 배고픔의 상징이다. 시인은 어렸을 때 배고픔을 이팝나무와 뻥튀기로 대비시켜 그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다. 요즈음은 오일장에서 조차 보기 힘든 뻥튀기지만 누구나 추억 속에는 뻥튀기의 기억을 갖고 있다. 옥수수나 쌀이 제일 좋지만 곡식이 아까워 보리로 튀겨도 여간 맛있지 않았다. 김철석 시인의 시를 읽으면 잠시 눈을 감고 어릴 때를 회상하게 한다.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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