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법원이 거제시청이 부당하게 부과한 하수도사용료를 돌려달라는 거제시 아파트 입주민들 요구를 1심에 이어 거듭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민사2부(엄상필 고법 부장판사)는 거제시 9개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의가 잘못 징수한 하수도사용료를 돌려달라며 거제시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8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거제시가 잘못 거둔 하수도 사용료를 아파트 주민들에게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결론 내린 원심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항소심은 사실심이다. 다음은 법률심인 대법원 상고 절차만 남았다.

원고 측 아파트단지는 저마다 하수처리시설이 있어 거제시가 운영하는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하수를 정화 처리해 내보내지만 거제시가 이런 점을 무시하고 일괄 하수도사용료를 징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정화한 하수를 배출할 때 거제시가 관리하는 공공하수관거만 이용한다.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이런 상황인데도 거제시가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이용하는 다른 아파트단지와 동일하게 상수도 급수량에 비례해 획일적으로 하수도 사용료를 부과해 왔다며 잘못 부과한 하수도 사용료를 돌려달라고 요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들은 먼저 거제시를 상대로 하수도사용료 부과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에서 지난해 9월 승소한바 있다. 당시 행정소송 재판부는 원고 측 아파트 단지가 저마다 하수처리시설이 있어 거제시가 건설한 공공하수처리시설 대신 자체적으로 하수를 정화해 내보낸다며 공공하수처리시설 사용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사용료를 부과하도록 한 거제시 하수도 사용조례가 모법(母法)인 하수도법을 어겼다고 판단한바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행정소송 승소를 근거로 거제시를 상대로 하수도 사용료를 돌려달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민사소송 결과는 달랐다.

행정소송 재판부는 거제시 하수도사용료 획일적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단했지만 민사부는 관거이용 사실을 인정해 부과에 하자가 없다고 판단해 주민들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재판부는 아파트단지들이 하수를 자체정화했지만, 거제시가 관리하는 공공하수관거를 통해 배출했기 때문에 거제시가 공공하수관거 유지·관리비용을 부과할 수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징수한 하수도사용료를 돌려줄 만큼 명백하게 위법하지 않다고 결론 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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