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을 목 졸라 죽게한 60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피의자는 30대 피해자와 연인관계를 주장하며 “사랑해서 죽였다”고 항변했다.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부(진현섭 부장판사)는 지난 2월 거제시 고현동의 한 원룸에서 지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60)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살인은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기본권인 생명을 박탈하는 범죄”라며 “출동한 경찰관이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지만, 강제로 문을 개방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을 허비해 피해자를 살릴 기회를 완전히 차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행 이전부터 피해자에게 욕설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계속 보내는 등 피해자를 괴롭혔고, ‘사랑하니까 죽였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범행 동기를 내세우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피해자 가족들도 무거운 형벌을 내려달라 탄원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지난 2월 16일 오전 3시 10분께 거제시 고현동에 있는 B(37) 씨의 원룸에서 말다툼 끝에 B 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지인과 함께 함께 원룸으로 가 “필요한 물건을 가지고 오겠다”며 들어간 B 씨는 잠시 뒤,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싸우고 있다. 신고해 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지인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A 씨는 출입문을 걸어 잠근 채 버텼다. 설득이 여의치 않자 강제로 문을 뜯고 내부로 진입한 경찰은 바닥에 쓰러져 있던 B 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7월께 처음 만나 친분을 쌓은 사이로 최근 B 씨가 관계를 정리하자고 요구해 자주 다퉜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전날,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헤어진 뒤 B 씨 원룸으로 먼저와 기다리던 A 씨는 뒤늦게 귀가하던 B 씨에게 대화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주먹으로 때리기 시작했다. 이에 위협을 느낀 B 씨가 지인에게 전화로 도움을 청하자 살해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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