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남도당 “김 지사는 도민에게 석고대죄하고 사퇴하라”
[창원:박만희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항소심에서도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2년 실형을 선고 받자 도청 안팎은 뒤숭숭한 분위기다.법정 구속은 면해 당장 도정 운영엔 큰 문제가 없을지라도 도지사 역점사업엔 영향이 있을 것이란 반응이다.

항소심이 열린 이날 점심시간 이후 도청 공무원들은 사실상 일손을 놓고 TV나 휴대폰 등을 통해 김 지사의 항소심 재판 결과를 지켜봤다.

댓글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 혐의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던 중 눈을 감고 있다.

도청 직원들은 조심스레 유·무죄나, 형량을 예상하기도 하고, 재판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항소심 시작 후 속보로 김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의 재판부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크게 술렁이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법률적으로 유죄가 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선 “'킹크랩'이라는 매크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조직적인 댓글 부대 활동을 용인한다는 것은 존경받아야 할 정치인으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며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무죄를 기대하고 있던 김 지사에게 1심과 같이 실형이 선고되자 도청 안팎에선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공무원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1심과 다른 증거나, 진술이 나와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했다”며 “구속은 면해 법정 구속된 1심보단 충격은 덜하지만, 대부분 예상 밖이고 놀랍다는 반응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유죄가 확정되면 또 권한대행 체제가 불가피하다”며 “대법원 판결 시점에 따라 내년 4월 재보궐선거까지 치러지는 것 아닌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특히 올해 초부터 수도권 집중에 대항해 부산과 울산, 경남(부울경)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두는 '동남권메가시티' 구축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 3일 경남도의회에서는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경남과 부산의 행정통합 제안까지 했다.정치권에서는 김 지사의 행보에 항소심 결과에 따라 도지사를 넘어 다가오는 대선까지 염두한 행보 아니냐는 분석도 했다. 하지만 김 지사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추진력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보인다.

특히 부산시 역시 성추행 파문으로 자진사퇴한 오거돈 전 시장의 부재로 권한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송철호 울산시장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있는 등 사업 추진의 핵심이 될 부울경 단체장들이 이래저래 논란에 휩싸여있어 PK지역 친여권 민심도 이반 현상이 두드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도청 직원은 “대법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도지사 본인은 물론 도정 업무 역시 지장이 있을 것이다”며 “다들 표정관리는 하고 있지만 혼란스러운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항소심 재판 직후 취재진에게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다”며 “진실의 절반은 즉시 상고를 통해 대법원에서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걱정해주신 경남도민들과 국민들께 대단히 송구하다”고 말했다.이날 판결 직후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논평을 통해 “김 지사는 도민에게 석고대죄하고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만희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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