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경영컨설팅 발표도 미뤄질 전망..지방선거도 매각에 걸림돌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반대로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된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의 정권 교체 등으로 대우조선의 새 주인 찾기 작업이 상당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5월 새 정부가 들어서고 한 달 뒤 6·1 지방선거까지 이어지면서 지역 현안과 맞물린 대우조선의 재매각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주도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새 정부 출범 이후 교체될 것으로 보이면서 차기 회장 인선에 따라 새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원하는 국내 원매자를 찾기 힘들다는 것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근본적인 한계다.

14일 금융권과 산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55.7%를 보유한 산업은행은 이달 중 대우조선해양 경영 컨설팅을 마무리하고 구체적인 매각 계획 등을 검토할 예정이었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매각 계획 발표가 보류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정권 교체로 새 정부가 들어서면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수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임기는 1년 이상 남았지만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전망은 적은 편이다. 이 회장은 2017년 9월 취임해 2020년 9월 연임했고 임기는 2023년 9월에 끝난다.

박근혜 정부 때 선임된 이동걸 전 산은 회장(동명이인)도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임기를 1년 5개월 남겨두고 회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앞서 이 회장은 그간 대우조선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차례 밝혔으나 그의 거취와 맞물리게 되면 대우조선 재매각에 대한 이른바 '플랜B' 발표는 시기적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대우조선 매각에 대한 최종 결정은 윤석열 차기 정부와 차기 산은 회장의 의지에 달려있다.

새 정부 출범 후 한달 후 6·1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것은 속도감 있는 재매각 논의의 걸림돌로 거론된다. 부산·경남권(PK)에 기반을 두고 있는 대우조선을 두고 매각 이슈가 흘러나올 땐 지역 민심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선박 수주는 크게 늘었지만 대우조선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도 매각의 부정적인 요인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악성 재고 여파로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1조7547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자본조달이 가능한 기업을 국내에서 찾기 힘들고 국외에서 인수자를 찾는건 역풍이 불 수 있다"며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 가운데 대우조선의 재매각이 어느 정도 순서에 자리잡느냐가 중요한데 첫 매듭은 다음 산업은행 회장 인선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기사출처:뉴스1>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7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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