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생명의 근원이다.동물에게도 식물에게도 마찬가지다. 우리 몸의 70프로이상을 수분이 차지할 정도로 물은 중요하다.밥을 먹기 전에 국물을 먼저 한 숟가락 먹고, 혹은 물을 한 모금 삼키고 먹는다. 여름에 일을 할 때에도 물병을 준비하는 것은 필수다. 

 운동을 할 때에도 물을 준비한다. 그만큼 물은 없어서는 안 된다.겨울이 가고, 봄이지나 어느덧 여름이다. 가끔씩 비가 오기도 했지만, 통계적으로 비가 오지 않는 날이 많다. 요쯤 날씨는 비 소식이 없다.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고 하지만, 구름만 잔뜩 끼고는 빗방울 몇 개나 왔나싶다. 승용차에 흙먼지 방울이 흔적만 남긴다.낮에는 기온이 30°를 오르내린다. 땅이 말랐다. 심지어 땅속에서 솟아나는 물도 말랐다. 

 개울에 흐르는 물도 거의 말랐다. 물고기들도 물이 고여 있는 곳에 모여서 빙빙 돌고 있다.거제도를 대표하는 구천 땜에 수위가 눈에 띄게 내려갔다. 걱정이 앞선다. 비가 와서 담수 수위를 채워야 하는데... 땜은 거제시민의 젖줄이다. 물이 정상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들의 생활에 차질이 생긴다.

  먹는 것,  입는 것, 등 모든 것이 불편하다.그런데도 대개의 사람들은 비가 왜 와야 하는지를 모른다. 귀찮기만 한 비를 기다리며 가뭄에 단비라고 하는지 투덜댄다.농부들은 논과 밭에 물을 대느라 분주하다. 새벽잠을 깨우고 아침 일찍 물통에 물을 채워서 밭에 간다. 밭까지 거리가 멀다. 물통을 들고 가면서 양손으로 번갈아 간다. 힘들면 잠깐 잠깐 쉬었다가 간다. 힘들게 걸어왔던 거리다. 이마에 땀이 주르르 흐른다. 물수건이나 손수건도 없다. 장갑 낀 손으로 이마나 볼을 닦는다. 등에는 땀방울이 흐르는 느낌을 알 수 있다.

 가뭄은 농부에게 걱정거리지만 한 가지 좋은 점도 있다. 잡풀들이 땅속까지 탁근(托根) 되지 않는다. 그래서 농부는 호미나 괭이 등으로 땅을 얇게 긁듯이 김을 맨다. 풀은 금세 햇볕에 말라 죽는다. 식물에 물을 주면 또 풀들은 싹이 돋아난다. 농부는 일 년 내내 풀과의 전쟁을 한다.모든 식물은 물을 자주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뜨거운 햇볕에 물이 증발하기 때문이다. 땅속까지 물이 들어가지 않는다. 삼사일이 지나면 식물들은 고개를 숙이고, 잎은 시들시들 힘이 없다. 곧 죽을 것만 같다. 물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이 시기를 놓치면 식물은 말라 죽던지, 아니면 성장이 느리던지 한다. 성장이 느리면 정상적인 열매의 수확은 바랄 수 없다. 정상적인 수확이 있을 때 농부는 행복을 느낀다. 사랑은 바라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다. 때로는 식물을 관찰하면서, 변화가 생기면,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어 저장한다.

  농약 판매점에 가서 주인에게 사진을 보여 주고, 알맞은 농약을 구입한다. 분무기에 농약과 물을 희석하여 채운다. 분무기를 어깨에 메고 식물에 분사를 한다. 식물이 성장하는 과정은 변화무상하다. 그때그때 관심을 기울이면서 식물이 요구하는 것을 파악하는 세심함이 있어야 한다.주간 일기예보에 오월 이십구일과 삼십일에 비가 온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비가 많이 내리기를 기대했다.

  필자는 원예사에 갔다. 사람들은 부지런하기도 하다. 먼저 와서 고구마 줄기를 구입하고 있었다.비가 오면 고구마 줄기를 심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구마 줄기도 종류가 다양하다. 호박고구마, 밤고구마, 꿀 고구마 등이 있었다. 사람들은 작년에 수확한 경험을 설명하면서, 올해는 다른 종류를 심어볼까? 아니면 손자가 좋아하는 호박고구마를 심어볼까? 망설인다.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구입을 한다. 사람들은 '비가 온다.'는 기대가 크다. 드디어 비가 오는 날짜가 되었다. 하늘에 구름이 끼었지만, 빗방울은 몇 방울만 떨어지고는 오지 않는다.

  농부는 하늘 한번 바라보고, 밭 한번 바라보고,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고구마 줄기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에 빠진다. 하늘이 무심하다. 고구마 줄기는 반품도 못하고, 땅이 꺼지는 한숨만 나온다. 물은 어디에서 공급해야 하나? 참담하다. 장마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난감하다.

  농부는 생각하지도 못한 새로운 고민에 빠진다.조상들은 비가오지 않으면, 왕은 대신들과 함께 비가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우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담아서 백성들의 고통을 해결하고자 했다.내일이면 6월 첫날이다. 식물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비가 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장미꽃이 활짝 피어나듯이, 농부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 줄 단비가 내려주길 간절히 기다린다.(202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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