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체납 피해 감당하고, 고의 체납 적발하라"
갈수록 불어나는 조선소 하청업체 노동자 4대 보험료 체납의 책임이 정부 정책과 조선업 원청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속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은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선소 하청노동자 국민연금 체납 피해를 정부가 직접 해결하고, 사용자가 고의로 체납하는 사례를 전수조사하라고 촉구했다.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금속노조와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이 정부의 조선소 4대보험 체납처분유예정책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금속노조

이들은 “조선소 하청노동자 4대보험 체납 피해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원청의 기성금 후려치기가 낳은 결과”라며 “정부가 문제 해결을 외면하는 바람에 하청 노동자가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6년 정부는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면서 4대 보험 체납처분유예제도를 시행했다. 2021년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정부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간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면서 체납처분유예제도도 계속되고 있다.

경영이 어려운 하청업체를 위해 내놓은 정책이었지만, 4대보험을 체납한 채로 문을 닫는 하청업체가 늘어나면서 피해가 커졌다. 일부 하청업체가 노동자 부담분을 급여에서 원천징수해놓고, 보험료를 내지 않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거제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4대 보험 체납 총액이 2021년 8월 412억 원에서 2022년 7월 447억 원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폐업 업체 체납금은 2021년 8월 39억 원에서 2022년 7월 153억 원으로 1년 사이 약 4배 증가했다.

금속노조는 “국민연금 기여금이 매달 급여에서 원천징수되더라도 보험료 전체가 미납처리되어 가입 기간이 인정되지 않고 있다”며 “건강보험 체납으로 은행에서 대출받지 못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폐업 업체 근무 노동자 4대보험 가입 사실을 인정해주는 등 국민연금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폐기하는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4대보험 체납액이 과도한 사업장에도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는 “4대보험 체납이 많으면 언제든 폐업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며 “체납액 감소 조치 계획 제출을 요구하고,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체납으로 은행권 대출을 거부당하는 문제를 풀려면 대출 심사에서 건강보험 납부확인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소득을 인정해줘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금속노조는 “조선업 불황 이후 지금까지 고강도 저임금, 고용불안, 4대보험 체납 등 다단계 하청 고용구조 때문에 노동자들이 떠나고 있다”며 ”“4대보험 체납처분유예정책에서 고용 창출, 유지 효과가 없다는 건 조선소를 떠나 돌아오지 않는 노동자로 증명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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