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공정위는 군함 관련 업계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두되고 있다.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결합까지 공정위와 유럽연합(이하 EU)의 승인만 남았다. 최근 튀르키예·영국·일본·베트남·중국·싱가포르 등 주요 경쟁당국이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결합 승인을 통보했다. EU의 경우 내달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경쟁당국이 연이어 기업결합 승인을 통보하거나 예정일자를 밝혔지만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는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기업결합 심사 통보 일정도 밝히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최근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주식취득 건에 대해 이해관계자 및 관계기관 의견청취 등 절차를 진행 중에 있으며 구체적인 방향이나 처리시기 등이 결정된 바 없음을 알려드린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기업결합 심사는 각 국별로 해당 기업결합에 의해 영향을 받는 관련 시장의 범위, 종류, 경쟁 상황 및 파급효과 등이 상이하므로 기업결합 심사기간은 다를 수 있다"고 밝히며 한화와 대우조선 기업결합 심사가 늦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피력했다.

공정위는 방산 시장의 경쟁제한 요인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함 무기 설비 및 제작을 하는 한화와 군함을 건조하는 대우조선이 합쳐지만 군합 관련 수직계열화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해당 시장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방산산업의 경우 방위사업청 등 국가 주도의 발주가 많으며 품목별 독점 생산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또 군함 시장의 경우 시장 규모도 작고 해당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관련업계의 의견 청취를 이유로 심사를 지연하는 것이 의아스럽다는 것이다.

또 한화와 대우조선이 기업결합을 한 이후 시장에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기업결합 이후 타 기업과 거래를 끊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무엇 때문에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결합 심사 통보를 지연하는지 모르겠다"며 "군함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곳은 대우조선과 HD현대 정이며 방위산업 자체가 독점으로 진행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주무부처인 방사청에서도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에 대해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한화와 대우조선 기업결합의 장애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관련업계에서는 기우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관련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기업결합 불허를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대우조선 매각은 정부에서 적극 추진한 상황이며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서라도 기업결합이 승인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경쟁당국에서 연달아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한 상황에서 공정위의 부담이 커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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