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시대착오적" "부당 노동 행위" 비판 목소리
한화오션 "생산 차질 빚는 불법 파업 부분"
 한화오션이 '파업이 발생하지 않으면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는 처우 개선안을 내놓아 논란이 되고 있다. 

조선소 내부에서는 '노노 갈등' '시대착오적인 구사대(1980년대 후반 대규모 사업장에서 회사 측이 만든 노동 운동 파괴 조직)'를 떠올리게 된다며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화오션은 9~13일 인사제도 개편 직원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는 모두 18차례에 걸쳐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파업 미발생 때 인센티브 지급'을 제시했다는 것.

한화오션 처우 개선 설명회 문건을 보면, 수당 도입이 기재돼 있다. 정확히는 '생산관리자 대상 수당·인센티브 및 직책 수당 도입'이다. 한화오션은 '생산관리 인센티브로 분기별 10만~30만 원'을 제시했는데, 두 가지 조건이 달려 있다. 

첫째는 중대재해(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조건은 '파업 발생(직영/협력)'이다. 즉 파업이 일어나지 않으면, 팀장 미만 생산관리자에게 해당 분기 10만 원, 다음 분기 20만 원, 또 다음 분기 3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파업이 발생하면 그 분기 수당은 '0원'이 된다. 다음 분기에 파업이 없으면 다시 10만 원을 지급하고, 그 다음 분기 20만 원, 또 다음 분기 30만 원을 주는 방식이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직영뿐만 아니라 협력사 파업'까지 적용한다는 점이다. 즉 직영 생산 관리자들은 하청노조 파업 때에도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곳 하청 노동자들은 지난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51일간 파업한 바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직원은 "생산관리자들에게 과거 구사대 같은 역할을 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것은 회사가 노노 갈등을 부추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 분위기도 전했다. 그는 "돈을 준다고 하니 하청 노조가 파업 못 하게 하겠다고 말하는 이가 실제로 주변에 있다"며 "한편으로는 우리가 총알받이가 되는 것과 같다는 한탄의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노조지회도 반발하고 있다. 정상헌 지회장은 "말도 안 되는 내용"이라며 "공식 절차를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사무장은 "생산관리자 업무가 파업과 무슨 관계가 있나"라며 "파업은 노조의 헌법적 권리인데 마치 불법인 것처럼 인식하는 잘못된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노조에 대한 편협한 인식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관계자는 "생산관리자들은 안전과 공정을 책임져야 한다"며 "공정 준수에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는 것으로 하나의 예를 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파업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며 "다만 생산 차질을 빚는 불법 파업을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희태 민주노총 경남본부 정책기획국장은 "노사가 무쟁의에 함께 노력하겠다는 신사협정을 맺긴 하지만, 이것은 일반적이지도 않고 적절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최영주 노무사는 "직영뿐만 아니라 협력사 파업에 금전을 엮는 경우는 없다"며 "이는 부당 노동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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