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목 김주근] '장하다'

40년 전을 소환한다.대한민국의 젊은 남자라면 군대를 가야한다고 유행가처럼 말들을 했다. 처녀들의 결혼 대상은 군대를 제대했다고 하면, 절반은 점수를 땄다. 어릴 적에 군대에서 휴가를 온 삼촌들의 모습은 씩씩하게 보였다. 여름철에는 동네 삼촌이 휴가를 와서 속옷 상의에 군번 달린 목걸이를 보면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군대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눈을 크게 뜨고, 귀가 쫑긋하게 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듣곤 했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집중했다. 타성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들이다.

거제도에서 태어나서 객지 생활은 부산광역시 영도구에 위치한 대한조선공사에서 2년 근무한 것이 전부다. 그리고 군대를 갔다. 군대를 가기 전에 운전면허증을 땄다. 논산 훈련소에서 지프차를 운전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을 했다. 결과는 610 운전병과를 받았다. 춘천에서 군대생활을 했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지프차 운전을 했다. 춘천을 중심으로 강원도, 경기도, 서울( 가평, 여주, 원주, 홍천, 강릉, 속초, 인재, 원통, 현리, 화천, 철원, 연천, 포천, 의정부)을 다녔다. 거제도 섬에서 자란 나는 군대에 가서 출세를 했다. 군대생활 30개월 동안 모래알 같은 사연도 많았다. 그 중에 1983년도 제대를 앞두고 행운이 찾아왔다. 20세 이하 세계 청소년 월드컵 축구가 멕시코에서 6월2부터 19일까지 열렸다. 대한민국이 축구역사상 처음으로 4강을 했다. 전국에서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들썩했다. 방송과 신문은 연일 방송하고 보도했다. 선수들은 주역으로 전 국민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박종환 감독은 기자들에게 인터뷰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어느 날 중대장이 나를 호출했다. 지프차를 세차를 하고, 도색도 하고. 열병식 하는 준비를 하라고 지시를 하였다. 당시에 지프차는 여러 대가 있었다. 군대 생활 중에 도색 담당은 내가 전담을 했다. 군단장 이,취임식 열병 차 준비를 한 경험이 있었다. 내가 경험이 있기에 중대장은 특별히 지시를 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있으면 제대하는 대기병이다. 그러나 군대는 지시에 순응해야한다. 차에 도색을 하고, 만들어 놓은 열병식 보조 파이프를 부착하고, 의무실에 가서 흰 붕대를 구입하여 보조 파이프에 감고, 타이어는 새것으로 바꾸고, 퍼레이드 하는 날 아침점호를 받고, 세차를 하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 중대장은 나를 '청소년 축구 춘천시 카퍼레이드 선두차'를 운전하라고 하였다. 혹시, 제대 말년에 사고라도 나면, 나의 인생은 망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군대는 상명하복(上命下服)의 조직이라 난감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나는 "예 알겠습니다." 거수경례(擧手敬禮)를 하고 원위치를 했다. 카퍼레이드 선두차를 운전하라는 중대장님의 명령을 상기시켰다. 내 인생에 다시 올수 없는 기회이다. 이 기회를 놓치면 살아가면서 어떤 기회도 놓친다. 라고 판단을 했다. 선두 차에는 누가 탑승을 할까? 궁금하기도 했다.

당일 날 아침에 수송부 차고지에서 차량 점호를 받았다. 구두약으로 타이어에 광택을 내고 9시까지 차를 운전하여 춘천시내 집합장소에 도착했다. 각 대대에서 차출된 지프차가 도착하고 있었다. 행사 진행을 맡은 상사가 차를 다시 배열하였다. 나는 선두에 위치했다. 10시쯤 되었을 때 청소년 축구 4강의 주인공들이 도착했다. 춘천시에서 주최한 행사를 마치고, 선수들은 두 명씩 짝을 지어 지프차에 탑승을 했다.내 차에는 '박종환 감독과 코미디 황제 (고)이주일 개그맨'이 탑승을 했다. 나는 "축하드립니다." 하고 거수경례를 했다. 그리고 급하게 준비한 메모지와 볼펜을 드리면서 사인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두 분은 스스럼없이 사인을 해 주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인을 받았다. 이 기쁨을 그
어디에 비유하랴! 춘천시민들은 거리에 나와서 박수와 환호성으로 "박종환, 이주일"을
외치고 있었다. 본부석에서 출발하는 소리에 맞추어서 출발을 했다. 춘천시민들은 선수들이 탑승한 차가 지나가면 거리에서 그리고 건물 창문을 열고 박수와 함성으로 손을 흔들면서 축하를 했다. 강원도청까지 축하 카퍼레이드를 했다. 행사를 마치고 부대에 도착했다. 중대원들이 '축하한다.'며 박수를 쳐주었다. 뒷이야기로 박종환 감독은 춘천고등학교 축구부에서 선수생활을 했기 때문에 춘천시청에서 초청을 했고, (고)이주일 개그맨은 강원도 출신이라서 함께 동행 했다고 들었다.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축구대회 4강 쾌거를 이룩하고 돌아와 카퍼레이드에 나선 김종부.

40년이 지난, 올해에도 세계 청소년 월드컵 축구(FIFA U-20 월드컵)가 4강에 올랐다.필자는 40년 전의 그때가 생각이 나서 더 설렜다. 1983년 6월은 생각이 나지만 카퍼레이드 날짜가 생각나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강원도 신문을 검색을 해 보아도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춘천시청을 방문하여 당시 신문사와 기사를 알기 위해여 만사제치고 춘천에 가기로 결심을 했다. 아침 일찍 고현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대전에 내려 춘천 가는 버스를 타고 9시간, 차 기다리는 한 시간 합하여 열 시간을 소요하면서, 저녁 7시에 춘천에 도착했다. 춘천 명동 춘천 닭갈비 골목에 가서야 허기를 채웠다. 다음 날 춘천시청에 가서 공무원들의 도움으로 당시 강원일보사가 유일하게 있었다고 했다. 나는 콧노래를 부르면서 강원일보에 도착했다. 편집부 기자로부터 친절한 안내를 받았다. "오래된 기사는 영사기에 기사 내용을 담아 놓았습니다." 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 필자는 영사기를 돌리면서 보았지만 흑백시진과 기사내용이라 싶게 찾을 수가 없었다. 편집부 기자가 사진과 기사 내용을 찾아주었다. 기사는 1983년 6월 30일 이었다. 나는 기자에게 "진심으로 고맙습니다."하고 인사를 했다. 날짜 하나를 알기위해 거제도에서 강원도까지 10시간을 소요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생각이 결정을 하면, 행동으로 옮기는 성격이다. 호기심은 풀어야 내 것이 된다. 세계청소년월드컵축구 4위를 진심으로 축하한다.(2023.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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