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산책 (302)
나무처럼 살 수는 없을까      

  모래실 반 미 숙 

무너져 내린 마음의 시련 있어
묵묵히 나아가 보지만
내 안에 나
걸음 걸음을 무겁게 하네

미소 잃지 않으려고
인내로 출렁이는 고통 속
내 안에 나
아직도 내려놓지 못하네

때를 알리는 종소리처럼
다시 도전 하는 결의처럼
내 안의 나
새 꿈을 향해 흐르고

안으로 모나지 않게
꽃잎 결 꿈을 간직하는 고요한 숨결로
흐르면 흐를수록 내면이 더 아름다운
나무처럼 살 수는 없을까

감상)

눌산 윤일광 시인,거제문화원장

나무의 전통적 이미지는 우주의 생명을 상징한다. 그것은 조화, 성장, 증식, 생성과 재생의 과정을 상징한다. 따라서 불멸성을 상징하는 이미지들과 등가의 관계에 놓인다. 뿌리가 지하에 있으면서, 가지가 하늘을 향한다는 점에서 지하세계, 중간세계, 천상의 세계를 동시에 관계 짓는다.

유치환은 <나무>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깊이 뿌리박고 있기에 항시 정정할 수 있는 나무’라고 표현했고, 박두진은 <전율의 수목>에서 ‘잎잎들의 눈, 잎잎들의 마음, 잎잎들의 영혼’이라 했다. 이어령은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에서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나는 하나의 공간이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이 모두의 공통점은 ‘나뭇잎은 인간 존재를 상징’한다는 것이다.(이승훈의 《문학상징사전》)

반미숙 시인의 <나무처럼 살 수 없을까> 역시 시인의 소재인 나무는 바로 자신의 존재를 상징한다. ‘시련 속에서도 묵묵함’ ‘고통 속에서의 인내’ 이 모든 현실을 극복하고 의연한 나무처럼 살고 싶다는 고독한 고백의 시이며, 고난 속에서도 꼿꼿하게 살아가겠다는 의지의 시이다. 시를 통해 시인은 삶에 대한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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