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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거제찬가] '소도유적(蘇塗遺跡)'이승철:거제향토사연구가/시인/수필가/소설가/사진작가/ 전 거제시 문화재담당공무원

                            소도유적(蘇塗遺跡)

 사등면  대리마을 뒷산 진마령(鎭馬嶺)에 소도(蘇塗) 유적이 있다. 소도란 청동기 시대부터 있었던 민간 신앙이다. 그 고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천신에게 지내는 곳이다.

  마을 입구에는 나무를 세우고 나무 위에 기러기를 만들어 올려놓는다. 이것을 솟대라 한다. 솟대 위의 기러기는 하늘과 통하는 길조로 모든 액운을 물리치게 하고, 소원을 이룰 수 있게 하는 신령스런 새로 이용해 왔다. 

  지역에 따라서는 기러기나 까마귀 까치 등의 형상을 만들어 올려놓기도 한다. 솟대는 높이 솟은 대나무를 뜻하고, 소도(蘇塗)는 그 보다 더 범위가 큰 것을 말하는데, 나라에서 군왕이 제사를 지내는 것을 소도라 한다. 하늘에 제사지내는 단이라 하여 제천단(祭天壇)이라 하기도 한다.

   대리마을 뒤 산에 소도(蘇塗)가 있다. 이 소도는 삼한시대 변한 12개국 중에 하나 였던 두로국(瀆盧國)이란 나라가 사등에 있었다. 두로국 나라 임금이 정월 보름날과 5월 수릿날, 10월 상달에 천신(天神)에게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던 곳이다. 그리고 비가 오지 않던지 장마가 오래 계속되어 농사가 잘 안되고, 전염병이 돌거나 재화가 일어났을 때 왕이 소도에 올라가서 제사를 지낸다. 이때는 온 백성들이 다 같이 올라가서 정성을 들였다.

 소도(蘇塗)는 솟대와 달리, 나무에 북 또는 방울을 매달아 울리면서 왕이 직접 제사를 지내던 신성시된 성지로 죄인이 이곳으로 도망 쳐 와도 잡아가지 못할 정도로 신성시했다.  사등에 있는 소도유적지에는 제천단 바위가 있는데, 높이 3m에 윗면이 4m 정도 되는 네모난 바윗돌이다. 여기에 올라서 보면 멀리 진해 천자봉과 창원 가덕이 훤히 바라보이고, 진해, 마산과 한려수도가 그 앞으로 푸르게 펼쳐져 있다. 그리고, 산 아래는 비옥한 성내 들판과 사등성이 내려다보인다.

  둔덕의 우두봉이 진마령 고개에서 양 팔을 벌리고 앉아있는 듯하고 오른쪽은 계룡산이 옹위해 있다. 왼쪽은 옥녀봉이 바다를 지키고 섰고, 멀리 고성의 벽방산이 또 한 겹 에워싸고 있다. 동으로는 앵산이 부산 바다의 파도와 바람을 막아주면서 왜적의 방패 역할을 했다. 사등성은 거북이가 바다에서 올라오는 형국을 하고 있어서 여기가 황사낙안(黃沙落雁)설이라 하는 명당지다.

사등성에서 보면 서쪽 산마루에 소도가 있다. 대리마을 동쪽 능선을 솟대거리라 하여 소도를 오르는 길이다. 이 능선 위쪽에 열 평이 넘는 바위가 있는데, 왕이 제사를 지내러 가다가 이 바위에서 쉬어 갔다고 쉼 바위라 한다. 마을 앞에는 본향당 터가 있는데, 이곳은 마을을 다스리던 향청(香廳)이 있던 곳으로 왕이 여기서 분향제배하고 제복을 갈아입었던 곳이다.

  대리에서 솟대거리를 따라 소도까지는 30분 정도 걸린다. 왕이 천신에게 제사를 지내러 올라가는 길가는 고란초(皐蘭草)가 피어 있고 산새소리가 흥망의 역사 소리로 들리는 듯하다.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신성한 소도는 숲이 우거져 바윗돌만 땡그랑이 남아 있다. 천신에게 고하는 북소리가 은은히 들려 올 것만 같고 솔바람 사이로 향불의 훈향이 피어오를 것만 같은 소도는  오랜 세월 말없이 옛터를 지키면서 변천의 세월을 지켜보고 있다.

  1980연 대 까지는 사등면에서 매년 소도바위에 사등면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다. 거제의 해안가 마을에서는 아직도 솟대를 세워놓고 천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이어져 오고 있다.  왕이 제사를 지내던 소도가 사등에 있다는 것은 삼한시대 두로국이란 나라가 있었다는 증거다.  이 바윗돌 하나가 옛날에 나라가 있었다는 좋은 증거 자료다. 우리 주변에는 이와 같이 옛 역사를 증언하는 자료들이 많이 있는데, 우리는 모르고 없애 버리거나 모르는 척 한다. 거제의 문화유적지를 조사하면서, 소도 유적지가 얼마나 중요한 문화와 역사를 증언 하는 자료인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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