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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산책(312) 신미경] `능소화'신미경) 거제애광학교 교사 / 거제시문화예술회관 ‘섬을 노래하는 사람들’ 문예교실 수료 / 눌산문예창작교실 수강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능소화

 

 

 

신미경

당신과 만남은 우연이었지만
함께 한 시간은 인연이었습니다 

짧은 인연 쉽게 잊으라 시지만
당신과의 추억은 영원할 겁니다 

다시는 만나지 못하더라도
당신을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사무치는 마음, 꽃으로 피워
담 넘어 지나는 길에 마중하겠습니다

눌산 윤일광 시인,거제문화원장

감상)

옛날 궁궐에 소화라는 궁녀가 임금에게 승은을 입어 빈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임금은 소화를 더 이상 찾지 않았다. 소화는 임금만을 기다리다가 결국 죽었고 그녀의 유언에 따라 담장가에 묻혔다. 그 후 소화가 묻힌 담장가에 꽃이 피어났는데 이를 본 사람들이 소화의 죽은 혼백이 꽃으로 환생을 했다고 하여 무덤 "능" 에 소화빈의 "소화" 라는 이름을 따서 " 능소화 " 라 부르게 되었다는 슬픈 전설을 지닌 꽃이다.
신미경 시인의 시 <능소화>는 제목 그대로 ‘능소화 전설’을 바탕에 두고 기승전결이라는 시의 기법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1연(起) 당신과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인연이라는 점
  2연(承) 그 인연은 영원할 것이라는 믿음
  3연(轉) 만나지 못해도 원망하지 않겠다는 마음의 다짐
  4연(結)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오신다면 언제든지 맞이하겠다는 기다림

간혹 기승전결의 구조를 ‘시의 구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본래 한시작법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시상을 불러일으키는 기(起), 그것을 더욱 발전시키는 승(承), 의미나 시상을 전환하는 전(轉), 더욱 강한 효과를 일으키며 여운을 남기는 결(結)로 끝맺는 방식이다. 그러나 모든 시에 있어 구조의 변화는 있을지언정 이 법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소설에 있어 ‘발단-전개-위기-결말’ 또한 기승전결의 구조와 같다. 그러므로 문예창작을 공부하는 사람은 기승전결 작법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담장을 휘어 감고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그 기다림의 실체는 무엇인가? 독자의 상상에 맡길 일이다. 
(참고: 능소화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실명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능소화의 이칭으로 ‘양반꽃’이라고 하는데 이 예쁜 꽃을 양반들만이 감상하기 위해 아무나 심지 않게 하려고 만들어낸 가짜뉴스라는 느낌이 든다.)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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