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역 피해자 40명 고소 계기
전국 수사확대...범죄수익 21억 추징
전국 규모로 투자 관련 사업장을 차려 1000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창원서부경찰서에 붙잡혔다. 이들은 자신이 개발한 가상화폐를 국내 시장에 상장하면 큰 수익을 안겨주겠다고 속여 수천 명에게 투자금을 가로챘다.

창원서부서는 사기와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 등으로 가상화폐 다단계 투자업체 대표 50대 A씨 등 22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1명은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6610명에게 1100억 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1인당 적게는 1000만 원, 많게는 2억 원까지 돈을 잃었다. 피해자 연령대는 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으나 주로 경제 능력이 있는 중년 세대에 몰렸다. 경찰은 범죄 수익금 21억 원을 추징했다.

김현식 창원서부경찰서장이 5일 오전 창원서부경찰서 2층 회의실에서 사기 일당 검거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A씨 등은 지난해 3~10월 가상화폐 업체에 투자하면 300%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현혹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투자 정보방을 운영하거나, 전국 각지에 개설한 208개 사업장에서 투자 설명회를 열어 사람을 모았다. 거제 등 경남지역 13곳에서도 사업장을 차렸다. 사기 일당은 나중에 받은 투자금을 먼저 투자한 이들에게 주는 식으로 실제 수익이 난 것처럼 속였다.

A씨 등은 한 사람을 데리고 오면 한 명당 10% 수익을 주겠다면서 투자자를 섭외했다. 이들은 홍보와 자금 세탁, 개발 등 각자 역할을 맡아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한 피해자는 “지인이 강연을 들으러 가보자고 해서 따라갔다가 2000만 원을 투자했다”며 “돈을 투자해야 원금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해서 더 투자했었으나 결국 손해만 봤다”고 털어놨다.

수사는 창원 지역 사기 피해자 40여 명이 창원서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전국 각지에서 수법이 같은 피해 사례가 나오는 것을 보고 사건을 병합해 처리했다. 

경찰은 수사를 시작한 지 약 7개월 만에 사기 일당을 모두 검거했다. 경찰은 A 씨 등이 따로 숨긴 범죄 수익금은 없는지 추적하고 있다.

전승원 창원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서민들의 절박한 심리와 가상자산 투자 열풍을 악용한 금융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며 “단기간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 사기 범죄 가능성이 크므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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