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누가 누구를 향해 '돌팔매질' 할 수 있을까?
정치인들, 최소한 시민들에겐 양심의 목소리 들려주어야 마땅...
정치권이나 시민이 아닌 폭력배가 '거제정치권 세대교체 몰고와...'

페르조나(Persona)란 고대에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의미하는 라틴어다. 세상에 대처하기 위해 개인이 쓰는 사회적 가면 또는 사회적 얼굴을 의미한다. 페르조나는 자아 정체성 또는 사회가 규정하는 자신에 대한 인식과 관련되어 있다. 개인은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자기 성격의 한 측면을 페르조나로 각색한다., 또 그 가면을 떨어뜨렸을 때 그 뒤엔 아무것도 없는 것이 드러날까봐 두려워한다. 

세상사 완벽한 인간은 없다. 권력은 무한하지 않다. 인생의 전체적인 삶의 궤적에서 볼 때 권력을 가진 때는 불과 순간이다. 이후에는 권력을 가졌을 때 얼마나 양심적인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평가는 극명하게 달라진다. 페르조나를 쓰면 비록 일순간 모면의 기회는 될지라도 말없는 다수의 군중들은 각기 제나름 판단으로 다 안다. 많은 사례에서 익숙해진 학습효과 탓이다.그래도 우리는 완벽하진 않을지라도 양심적이고자 노력하며 산다. 특히 우리 선조들은 공인된자들의 교훈으로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의혹 때문에 억울한 사람이 있어서도 안되지만 가면으로 가린 양심의 천박함도 보고싶진 않다. 

사람이 살다보면 온갖 궂은 일 좋은 일을 겪으며 자신도 모르게 무감각해지기도 하지만 적어도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기대하는 것은 서민들의 공통된 감성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란 사회적 공인들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다. 그래야만 리더로서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문명이 너무도 빨리 변하고 자본주의가 확산되면서 돈과 권력의 위력은 바로 개인의 인격으로 나타나고 동시에 그 사람의 능력으로 가름된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돈과 권력 때문에 인간관계도, 양심도, 모두 헌신짝처럼 버리는 사회적 병폐를 자주 봐 우리를 씁쓸하게 한다.

최근 거제시에 '있을 수도 , 있어서도 안되는 사건이 터져 거제지역 정치권 전체를 뒤흔들며 혼미상태로 몰아넣었다. 스스로 조폭이라고 드러낸 사람이 공개적으로 메가톤급 폭로를 해서 경남경찰청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결론이야 예단할 수 없지만 예전과 같이 흐지부지하거나 어떤 술수에 의해 가려지는 일은 없으리라 여겨진다. 진실규명에 회의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폭로자의 의사결정에 따라 판이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이 정부가 내세운 것이 '나라다운 나라건설'을 주창했기에 반신반의하는 사람도 있다.  거제시장의 집권당 입당문제가 맞물려 있는 사건이다. 폭로자 외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그를 폭력배라며 매도하고 전면 부인 일색일색이다. 만난 사실만 인정할 뿐 돈은 안받았거나 돌려주었다고 한다. 

자기 입지에 크게 손상이 없을 부분만 인정하고 근원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부인. 변명에 바쁘다. 일응 당사자들로서는 억을하고 분한 면이 있을 것이다. 허나 근본을 바라보면 관계자 누구도 자유로울 수가 없다. 지역정치권과 폭력배의 결탁사건이라 시민적 관심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대외적 망신은 이미 엎지러진 물이 됐다. 정작 사건을 폭로하며 큰소리하던 폭로자는 종적이 묘연해 체포영장 발부설도 돈다.

폭력 전과로 점철된 사람이 자신의 매형을 통해 지세포-지심도간 유람선 허가를 받기로 하는 대신 허가권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거제시장으로부터는 정적 3사람을 정치적으로 매장해 달라는 사주를 받았다는 것이 폭로 요지다. 시장은 펄쩍 뛴다. 무슨 헤괴한 이야기이냐고. 그러나 폭로자와 매부 관계로 중간역할을 했다는 전 거제시의회 부의장과 나눈 녹취록이나 자술서 등을 종합해 보면 상당 부분 의혹이 생긴다. 폭로자와 직접 대화는 아니나 시장의 사조직 총책으로 알려진 전 부의장이 공을 세워 허가를 요구하려는 스스로 제안했을 개연성도 배제못한다. 유람선 지분과 지입방법, k모 전 도의원에 대한 '서두르지 말라'는 등의 언급을 보면 대본이 완벽하다. 즉 폭로자의 주장이 허무맹랑하지만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폭로자는 거제시장과 녹취록이 있으며, 재판과정에서 내어놓겠다고 강조하나 누구도 이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길이 이를 믿도록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상소설 같은 갈취극을 그렇게 구체적으로 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거제시장은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유람선 허가를 막후에서 적당히 약속할 수 있는 사항도 아니고 거제관광개발공사가 공개적으로 해결할 사항이다. 또 지금 이를 논할 시기도 아니므로 있을 수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거절하기 어려운 상대인 전 부의장의 권유에 못이겨 술집에서 동석한 사실만 있지 어떤 약속도 사주도 하지 않았으며 10분도 안돼 곧바로 일어난 것이 전부라고 말한다. 협박에 시달려 오히려 피해자란다.

그러나 녹취록을 추정해 보면 김-권 간의 대화가 어떤 것이었는지 양자 모두 부인하고 있어 알길이 없다. 다만 녹취록에 전 부의장이 폭로자에게 전하는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유람선은 개발공사가 운영한다. 너희는 배만 3척 넣고 지분만 인정 받아라. 매점은 선주사에 주도록 하겠다. 김 모 전 도의원문제는 서두르지 마라. 제발 말조심하라고 당부하더라. 김모 전 시의원이 관계된 것도 알고 있더라.입만 다물고 있으면 약속한 사항인데 하겠다는거다. 너희 회사와 계약만 하고 문닫는다." 따라서 전 부의장과 시장이 뗄 수 없는 정치적 동반자 관계인 점에 미루어 보면 두사람간 약속이나 묵시적 동의 여부는 분명히 가려져야할 중요한 대목이다. 그러나 가능성은 회의적이다. 두사람의 대답이 뻔할 탓이다. 

k모 전 도의원의 경우도 본인은 억울하겠지만 해명 과정이 석연치 못했다. 기자가 최초 통화시에는 식사만 같이 했을 뿐 돈 받는 등 다른 일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천만원 수수는 아예 사실 무근이고,  2차 술집에서 백만 원을 옛동료인 k 전의원이 주어서 즉각 거절하기가 어려워 받았다가 밖에 나와서 바로 돌려줬단다. 모 신문에는 다음날 돌려 준 것으로 표현됐지만 오보라는 것. 억울해 고소했으니 수사기관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두고 볼 일이다. 그러면서 이번 일이 사실이라면 모든 것을 내려 놓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다음은 현직 거제시의회 부의장이다. 소개시켜달라는 사람의 의중도 전혀 알지 못하고 여러사람을 소개시켜주고 또 사주는 물건도 받았다는 것이다.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을 의회 단상에서 신상 발언으로 시민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부의장직을 내려놓겠다는 말은 아니하고 이번 임기를 끝으로 정치일선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그도 폭로자에게서 1천만원 받은 사실이 없다며 폭로자를 고소했다. 향응 접대, 옷, 안경, 골프채 등의 말들이 오간 것에 미뤄보면 기가찰 노릇이다. 폭로자의 의도를 전혀 모른채 그에게 협조했다는 말을 누가 믿을 것인가?

그 다음은 폭로자의 매형인 전 부의장이다. 유람선 허가를 정상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인줄 알면서도 중간 통로자 역할을 했다. 돈도 받고 시계도 받고 여행비도 받고 향응 접대도 받았다고 폭로자는 털어놨다. 거제관광개발공사 전신인 시설관리공단 이사장까지 지낸 사람이 유람선  편법 허가를 시장과 밀약했다고 전달하는 사실은 그 진위를 떠나 너무나 충격적이다. 그러면서 자기 처남을 두고 전과 17범의 이야기를 그대로 믿을 것이냐고 해명했다. 아예 시장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말았어야 함에도 두사람을 술집에서 동석케 했다.

마지막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폭로자에게 로비자금을 전달하고 유람선 허가 받기를 시도한 전직 시의원이다. 지역위원장은 현 부의장의 소개로 식사를 했으며, 돈 백만 원을 어떨결에 받았다가 계좌로 돌려줬단다. 이는 빼도 박도 못할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집권당의 지역위원장의 위치가 흔들릴 조짐이다. 학교 선배가 주는 좋은 의미의 용돈이었지만 마음에 부담이되어 돌려줬다니 이런 구설수에 휘말리고 보면 억을할 것이다.

전직 시의원으로 유람선 허가를 받기 위해 폭로자에게 돈을 건낸 사람의 돈의 출처와 돈의 성격이 매우 중요해 졌다. 여러차레 술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보아 단순한 교분이 아니라 처음부터 의도된 시도로 의혹이 생긴다. 왜 특정한 3명에게 접근을 시도했을까? 폭로자에게 갈취도 당했다고하나 최초 진원이 유람선 허가고, 나아가 정치인들의 제거활동이 전개된 스토리를 보면 딱 잘라 사실 무근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지역의 정치인들의 상당수가 문제가 생겼다. 세대교체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미 다른 일로 재판에 계류 중에 있는 사람들을 비롯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정치인들이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는 탓이다. 그들에게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말한들, 가면을 쓰고 있는 그들의 양심창이 제대로 보일까? 권모술수와 위선이 팽배해져 버린 거제지역 청치에서 페르조나를 벗 고 단 일순간이라도 시민들에게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 주길 바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까?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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