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로국 뿌리찾기 학술세미나 발제문] ①'상사리(裳四里) 명문과 독로국(瀆盧國)'

①상사리(裳四里) 명문과 독로국(瀆盧國)
심봉근(전 동아대학교 총장)
지난 1996년 둔덕면 거림리유적 발굴조사에서 상사리라는 명문이 새겨진 기와가 발견되었다. 사실 당시 삼국시대에서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거제군과 거제현 치소는 물론 삼한시대 독로국의 위치 비정에도 관계자료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당시 발견된 명문 기와는 최소한 고려 이전의 거제군현의 치소가 둔덕면 거림리 주변이라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 되었다.

삼국사기 지리지에 거제군은 신라 문무왕 때 상군을 설치하였다가 경덕왕 때 거제군으로 개명하였다고 했다. 문헌상으로는 거제도가 문무왕 때 신라에 편입되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가야멸망 이후 문무왕 때 상군 설치 이전 기간 영역의 편입에 대해서는 문헌상 자세하지 않다. 그리고 당시 편제된 상군이나 거제군의 치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상사리가 새겨진 명문기와 발견은 최소한 상군의 위치를 추정할 수 있는 절대적인 자료를 확보한 셈이 되었다. 즉, 명문기와가 출토된 둔덕면 거림리 주변에 상군이 위치하였다고 하는 것이 된다. 상사리는 명문기와를 제작한 곳의 지명이기 때문이다.

최근 둔덕기성 동문지 발굴조사에서도 거림리유적에서 출토된 상사리 명문기와와 동일한 것이 출토되어 상호 유관함이 지적되고 있다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巨濟屯德岐城東門,建物址』발굴조사보고서 제51집. 2011) 당시의 기와 제작과 운반거리를 생각하면 상사리의 위치는 명문기와가 출토된 거림리 주변을 크게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된다. 즉 상군 주위에 상일리에서 시작하여 상사리 이상의 행정지명이 있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상군의 치소는 곧 기와가 출토된 유적에서 멀리 벗어날 수 없게 되는 한계성을 가진다고 하겠다. 그리고 상군 설치 이후 조선시대 세종조에 이르기까지 거제군현 치소지가 이동된 사실이 없었으므로 심봉근 「巨濟古縣城址硏究」『石堂論叢』第17輯. 1991. 동일 장소였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상군 치소의 위치이다. 필자는 보고서 작성과정에서 상군 치소가 당시 조사된 거림리유적으로 추정하였다. 그것은 상사리라는 명문기와의 발견과 신라 후반의 군현치소가 대부분 산성에서 평산성 또는 평지성으로 이동된다는 사실을 감안한 결과였다. (박성현 「新羅의 據點城 축조와 지방제도의 정비과정」.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사학과 문학박사학위논문. 2010.)

그러나 뒷날 둔덕기성 발굴조사에서 성곽을 비롯한 토기, 기와, 청자 등 치소와 관련된 자료들이 풍부하게 수집되고. 그 가운데 토기, 건물지, 집수지, 바른층쌓기수법의 체성 등 초기 특징을 삼국시대 즉, 6세기 후반에서 7세기대로 편년되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에서 재검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巨濟廢王城文化遺蹟試掘調査報告書』발굴조사보고서 제7집. 2006.同연구원.『巨濟廢王城集水池』발굴조사보고서 제31집. .2009. 同연구원.『巨濟屯德岐城東門,建物址』발굴조사보고서 제51집. 2011)

. 다시 말하면 삼국사기 지리지 기록대로 문무왕 때에 상군이 설치되면서 둔덕기성을 치소로 삼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국사기』 지리지 거제군조에 “巨濟郡文武王初置裳郡海中島也景德王改名今因之領縣三鵝州縣本巨老縣景德王改名今因之溟珍縣本買珍伊縣景德王改名今因之南垂縣本松邊縣景德王改名今復故”라 하여 문무왕 때 처음으로 상군을 설치하고 경덕왕시 거제군으로 개명하였으며 영현으로 아주, 명진, 송변 송변의 위치에 대해 여러가지 가설들이 과거에 제시되었으나 ≪대동여지도≫에는 분명히 가라산 남쪽을 표시하고 있으므로 다대리가 가장 유력하다. 그리고 다대리 뒷산의 산성은 송변현 치소와 관계있는 것으로 생각된다.이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 그리고 상군은 경덕왕 때 다시 거제군으로 개명되고 고려, 조선시대 초반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거림리유적은 당시 조사된 부분의 유구와 유물의 특징이 고려시대에 한정되어 상군보다는 거제군으로 개명 이후 즉, 통일신라, 고려시대 일정시기부터 치소와 관련되었을 것이 예상되었다 (최종석「고려시대 治所城 연구」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사학과 문학박사학위논문. 2007. 따라서 삼국시대 신라 군현치소는 대부분 산성에 위치하였으므로 심정보「大田의 古代山城」『百濟硏究』.20.1989.) 상군 치소 역시 현재의 둔덕기성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어, 우선 거림리유적은 고려시대 의종의 행궁과 같은 성격의 특수시설로 파악하고 있다.

다음은 독로국이다. 독로국은 다산 정약용과 장지연에 의해 거제도라는 것을 이미 밝혔다. 그런데 요시다(吉田東伍)의 다대포설이 제기되면서 혼돈의 시기를 맞게 된 셈이다. 이런 것이 곧 바로 식민사관이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들게 한다. 필자도 수차에 걸쳐 삼한시대 변진독로국을 거제도이며 상군(裳郡)의 ‘裳’은 독로라는 어원을 한역한 것이라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심봉근 「巨濟古縣城址硏究」『石堂論叢』第17輯. 1991. 同,『韓國南海沿岸地域城址의 考古學的硏究』, 學硏文化史, 1995) 그런데 이를 뒷받침하여주는 상사리(裳四里)라는 명문기와가 거림리유적과 둔덕기성 발굴조사에서 각각 발견된 것이다. 이런 자료의 발견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될 것이 예상된다.

독로국은 ≪삼국지≫ 변진(弁辰)조에 변진 24개국 󰡔三國志󰡕 魏書東夷傳韓條에 ｢…有己柢國不斯國弁辰彌離彌凍國弁辰接塗國勤耆國難彌離彌凍國弁辰古資彌凍國弁辰古淳是國冉奚國弁辰半路國弁辰樂奴國軍彌國弁辰彌烏邪馬國如湛國弁辰甘路國戶路國州鮮國馬延國弁辰狗邪國弁辰走漕馬國弁辰安邪國弁辰瀆盧國斯盧國優中國弁辰韓合二十四國｣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가운데 ‘변진독로국(弁辰瀆盧國)’이라는 국명과 “其瀆盧國與倭境界” 『三國志』 위서 동이전 변진전.라는 기록이 보이는데 이것이 독로국에 대한 기사 전부이다. 독로국 위치비정에는 거제설과 동래설이 있다.

거제설은 일찍이 다산 정약용(丁若鏞:1762∼1836)의 『我邦疆域考』에서 “鋪安瀆盧國者今之巨濟府也本裳郡方言裳曰斗婁技與瀆盧聲近” 『與猶堂全書』 경인문화사, 1969년. 이라 하여 신라 문무왕 때 처음 설치한 상군의 ‘상’은 두루기와 그 소리가 같다고 하고 독로를 「도로」 또는 「두루」로 읽어 그 소리가 두루기와 가깝다고 하였다. 그리고 장지연(張志淵:1864∼1921)은 『我邦疆域考』를 증보하여 『大韓彊域考』를 편집하면서 지도까지 제시하고 역시 거제도를 독로국으로 보았다. 또 쓰에마쯔(末松保和)는 그의 저서 『任那興亡史』末松保和『任那興亡史』吉川弘文館 1949년.에서 정다산이 주장하고 점패방지진(鮎貝房之進)이 찬동 鮎貝房之進『俗字攷, 俗文攷, 借字攷』太學社, 1952년.한 거제설에 가담한다고 하였으며, 양주동은 그의 저서 『古歌硏究』 양주동『증정 고가연구』 일조각, 1965년.에서 독로는 ‘두루’, ‘도로’로 읽어 거제임을 밝혔다.( 최근들어 도수희는 차자표기법(借字表記法) 도수희 도수희, 『한국지명 신연구』, 제이앤씨, 2010, P. 149.)

, 이영식은 사서와 지리지의 배열순서 이영식 삼한시대의 國이 중고기부터 신라의 郡으로 편제되어 갔다. 결국 ‘裳+郡’은 ‘두루+기’로서 ‘기(키)’가 우리의 古音이 잘 남아 있는 고대 일본어에서 城(키)를 뜻하는 것으로 참고한다면 두루기는 두루성으로 볼수는 없을는지? 이영식, 「고대 한일교섭의 가교, 거제도-가야의 독로국과 신라의 상군」, 동아시아고대학, 제22집, 2010, p.114. 전순신은 중국어의 음운구조 전순신은 瀆盧는 현재 du ru로 읽는다. 현재 중국어에서 받침이 발음되는 것은 ㄴ(-n) 과 ㅇ(-ng)밖에 없다. 그렇다면 瀆이 ‘독’으로 발음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훈몽자회에서도 독은 두루로 발음된다고 한다 전순신 「독로국의 위치에 관한 이론의 비교 분석」『文物硏究』,제40호, 2021. 등을 제시하며 이설에 가담하고 있다.

한편 동래설은 요시다(吉田東伍)의 『日韓古史斷』吉田東伍『日韓古史斷』富山房, 1977년. 가야조에서 독로국을 당시 동래군 다대포(지금의 부산시 다대동)로 비정하였고, 이병도는 『한국사』고대편 이병도 『한국사』 고대편, 을류문화사, 1959년. 에서 “다산 정약용의 거제도설과 일본 요시다의 동래설이 그것인데 나는 동래설을 취한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정중환은『백산학보』 정중환「독로국고」『백산학보』 제8호, 1970년.에 쓴 독로국고(瀆盧國考)에서 수영천을 통한 해상교통이 편리한 점, 동래라는 지명은 독로에서 나온 미칭이라는 점, 주변에 동래패총, 복천동고분군, 연산동고분군 등 유적이 많이 분포한 점, 동래패총에서 야철지가 발견된 점, 동래 관할인 서면, 다대포 등이 연안의 해상교통의 중심지였던 점을 들어 동래에 비정하였다. 여기에 대해서 김정학 『任那と日本』 김정학『任那と日本』小學館, 1977년. 천관우『가야사연구』 천관우『가야사 연구』 일조각, 1991년를 비롯해서 최근 백승충 백승충 「삼한시대 부산지역의 정치집단과 그 성격 - 변진독로국을 중심으로」, 『港都釜山』 18, 2002.류우창 류우창, 「고대 부산지역 정치체의 성격 - 독로국을 중심으로」, 『한국고대사연구』 95, 2019. 선석열 선석열, 「독로국의 위치비정과 그 역사적 의미」, 『港都釜山』 39, 2020. 등도 같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런데 필자가 동아대학교 재직시 거제고현성지와 거림리유적을 각각 발굴조사하고 그것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독로국에 대해 검토할 기회가 주어져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이를 다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동래군이다. 『삼국사기』 지리지 동래군조에 “東萊郡本居柒山郡景德王改名今因之領縣二東平縣本大甑縣景德王改名今因之機張縣本甲火良谷縣景德王改名今因之”라 하여 경덕왕시 거칠산군을 동래군으로 대증현을 동평현으로 갑화량곡현을 기장현으로 각각 개명한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같은 책』 열전 거도전에 “居道失其族姓不知何所人也仕脫解尼師今爲干時于尸山國居柒山國介居隣境頗爲國患居道爲邊官潛懷幷呑之志每年一度集群馬於張吐之野使兵士騎之馳走以爲戱樂時人稱爲馬叔兩國人習見之以爲新羅常事不以爲怪於是起兵馬擊其不意以滅二國”이라하여 탈해왕시 거도의 활약상을 소개하는 문구에 거칠산국(居漆山國)이라는 지명이 등장하고 울산과 경주 사이 왜구방비를 위해 축조한 관문성(A.D.772) 성석에도 거칠산(居七山)이라는 지명이 석각되어 동래의 옛 지명이 ‘거칠산’이었음을 말해 주고 있다.

그 뒤 ≪고려사≫에서도 경덕왕 이전에는 거칠산군 『고려사』 지리지에 ‘東萊縣本新羅居柒山郡景德王改爲東萊郡顯宗九年來屬後置縣今有溫泉’이라 기록하고 있다.이라 하고 ≪동국여지승람≫에서도 “古萇山國或云萊山國新羅取之置居柒山郡‧‧‧‧‧‧” 『동국여지승람』 동래현 건치연혁조와 군명조에 기록하고 있다.이라 하여 장산국, 래산국, 거칠산군의 명칭이 보이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문헌자료에 의하면 경덕왕 이전에는 동래를 거칠산국, 장산국, 래산국, 거칠산군으로 명명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경덕왕 때 전국의 지명을 개칭하면서 거칠산군이 동래군으로 개칭된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동래가 독로에서 유래한 것인지 아니면 전혀 다른 뜻을 가진 것인지 지금 당장 말할 수 없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동래라는 지명은 동쪽에 있는 래산국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던지, 아니면 우리나라 지명이 중국지명과 같은 것이 많은데 혹시 미칭으로 중국의 봉래 또는 동래라는 지명을 차용한 것인지 하는 측면에서 검토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인접한 대증현을 동평현이라 하여 같이 머리에 동을 붙이고 있다는 점과 결부시켜 봄직도 하다.

경덕왕시 김해를 소경으로 삼았는데 소경의 동쪽 아니면 황산강, 또는 신라의 동쪽에 있는 래산국의 의미도 될 수 있다고 하겠다. 왜냐하면 경덕왕시 개명된 지명 가운데 동(東)이라는 방향을 붙힌 것이 양주(良州) 관하에서도 동래군, 동평현 외에 동안군(西生面), 동진현(江東面), 동기현(內東面) 등이 모두 김해 소경이나 황산강 동쪽에 있고 경주 주변의 군사거점인 남기정, 중기정, 서기정, 북기정 『삼국사기』에 의하면 경덕왕 때 전국지명의 개명이 있었고 양주 관할의 지명에는 동서남북과 같은 방향을 의식한 것은 이때부터라고 생각된다. 당시 양주에는 1주 1소경 12군 34현이 속해 있었다.

등도 모두 방향을 의식하고 붙힌 지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독로’에서 ‘동래(東萊)’가 연유한 것이라는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고, 오히려 동래의 동은 방향적인 의미로 해석되어야 옳은 듯하다. 황령산(荒嶺山)이나 칠산동(柒山洞)이라는 산명이나 지명은 모두 거칠산국에서 유래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 주목하는 것은 당시‘瀆’을 ‘독’으로 발음하지 않고 ‘도’나 ‘두’로 발음되었다는 사실이다. 최근에도 여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처음부터 독로로 발음되었음을 주장하는 연구자도 있다 선석열, 「독로국의 위치비정과 그 역사적 의미」, 『港都釜山』 39, 2020.
. 사탁부(沙涿部)의 탁이 “ㄱ” 받침이 있었기 때문에 “독”으로 발음한다는 것이다. 미문한 탓인지 몰라도 아마 “타”나 “훼”로 음독되었을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인다 이기동 외『신라 최고의 금석문 포항 중성리비와 냉수리비』, 주류성,2012. 현대 중국어에서도 받침으로 사용되는 자음은 “ㄴ”과 “ㅇ”뿐이라는 사실이 참고 되는 부분이다. 이와 같은 발음에 대해서는 앞의 ≪고가연구≫에서 양주동도 이미 지적한 바 있으나 최근 국어사연구의 결과에서도 상고음에는 ‘ㄱ,ㄷ,ㅂ’ 받침이 없었던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김형주「고대국어의 음절종성 ㄱ,ㄷ,ㅂ 음고」『석당논총』 제14,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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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날 ‘이두(吏讀)’를 ‘이독’이라 발음하지 않는 것은 상고음대로 발음하고 있는 좋은 예이다. 따라서 언어학적으로나 현존하는 문헌에는 동래가 ‘독로’가 될 수 있는 자료가 없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동래나 김해지방이 고금을 막론하고 해상교통의 요지라는 점과 동래지방에 많은 유적이 분포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3세기 이전의 유적이 적고, 거칠산국이라 해서 유적이 없어야 한다는 논리는 옳지 않다. 독로국은 3세기 이전의 국명이라 추측되고 있으나 현재 알려지고 있는 복천동고분, 연산동고분 등 동래지방의 고분들은 대략 4세기 이후의 것으로 편년하고 있어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그리고 가령 해당시기의 유적이 있다고 한다면 거칠산국이나 내산국의 유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 유적분포를 두고 독로국의 위치를 비정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고 생각된다.오히려 유적이 많은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다음은 거제군이다. 『삼국사기』 지리지 거제군조에 “巨濟郡文武王初置裳郡海中島也景德王改名今因之領縣三鵝州縣本巨老縣景德王改名今因之溟珍縣本買珍伊縣景德王改名今因之南垂縣本松邊縣景德王改名今復故”라 하여 문무왕 때 처음으로 상군을 설치하고 경덕왕시 거제군으로 개명하였으며 영현으로 아주, 명진, 송변 송변의 위치에 대해 여러가지 가설들이 과거에 제시되었으나 ≪대동여지도≫에는 분명히 가라산 남쪽을 표시하고 있으므로 다대리가 가장 유력하다. 그리고 다대리 뒷산의 산성은 송변현 치소와 관계있는 것으로 생각된다.이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고려사』, 『동국여지승람』 등의 문헌사료에서도 같은 내용을 싣고 있다.

최근 보수 도중 발견된 거제군 동헌건물 기성관(岐城館) 객사 상량문에서 “宇制宏明盖權輿於北厥瀆盧故都‧‧‧‧‧‧”라고 하는 글귀가 나타나 거제가 독로고도임을 말해 주고 있다. 이 상량문은 광서(光緖) 18년(A.D.1892) 임진 9월에 쓴 것이다. 함께 확인된 또 다른 기성관 상량문에 “上古之豆盧建國‧”이라 기록하여 독로국을 후대에까지 두로국으로 발음하고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상의 자료에서 주목되는 점은 문무왕 때 거제에 상군을 설치하였다는 ‘상’이라는 군명의 유래이고, 다른 하나는 늦은 시기에 해당하지만 기성관 상량문에 ‘독로고도’ 또는 ‘두로건국’이라는 문구가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상(裳)’은 현대 사전에서는 분명히 ‘치마 상’이라 적혀 있다. 따라서 ‘상’은 치마를 나타내는 뜻이 틀림없다. 다산은 치마를 방언에 두루지(두루기:斗婁枝)라 한다고 하였다. 현재 우리는 옷 위에 걸쳐 입는 두루마기나 비가 올 때 입는 두롱이(도롱이)라는 말은 모두 ‘두루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양주동은 ‘두루, 두리’가 ‘도로, 도리’로 와전되는 것과 같이 주(周)는 회(回)와 같이 ‘돌’로도 훈(訓)된다고 하고 ‘두리, 도리’는 또 ‘상, 회’자로도 기록된다면서 ‘상’의 고훈(古訓)을 ‘두리, 도리’라고 하였다.

즉 “裳山在茂朱四面壁立層層峻載如人之裳故稱裳山” 『세종실록』 지리지 전라도조.이라 하고 상산이란 지명은 사벽으로 둘러진 첩첩산이라는 뜻에서 나온 것임을 설명하고 있다고 하여 상은 원래 두루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하였다. 따라서 변진 독로는 ‘두루, 도로’로 읽고, 그 원뜻은 주회(周回)이고, 두루는 곧 상과 그 의미가 통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다산의 두루기의 방언 역시 두루다에서 나왔다고 보고 있다. 이를 다시 정리한다면 상은 ‘두루, 도로’등 주회한다는 의미이고 독로도 ‘두루, 도로’라 읽어야 함으로 독로의 훈이 곧 상이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본다면 마지막 문제는 독을 ‘두’로 발음하는가 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상고음에 ‘ㄱ, ㄷ, ㅂ’과 같은 받침이 없고 현재 중국에서 조차도 두나 도로 발음하고 있어 ‘독’이라 읽지 않고 ‘두, 도’라 읽어야 마땅하다 할 것이다. 박종환 외『중국어의 비밀』, 궁리, 2012.

또한 운회(韻會)나 집운(集韻)에서도 독은 두로도 발음한다하고 현대 중국어 사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鮎貝房之進「借字攷(1)」『朝鮮學報』 제7집, 1955년. 그리고 전기한 기성관 상량문에서도 “古之豆盧建國”이라 하여 ‘두’로 발음하고 있다. 따라서 문무왕 때 처음 상군으로 둔 것은 두로국이나 두루국을 한문으로 표시한 것에 불과하다 하겠다.
이렇게 본다면 독로는 두루다는 의미, 곧 사방이 바다로 둘러진 섬이라는 뜻이 되고 상군의 상은 이를 한문식으로 표기한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경덕왕 때의 거제는 곧 삼한시대의 독로국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전기하였듯이 최근의 언어학적으로나 지명 그리고 문헌자료 검토 결과물도 거제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동국여지승람』 거제현 관방조에 “知世浦營‧‧‧‧‧‧本國人往日本者必於此待風開洋向對馬州”라고 하고 같은 책 산천조에 ”加羅山在縣南三十里有牧場望對馬島最近„ 이라여 후대에 속한 자료이지만 일본으로 행하려면 반드시 거제도에서 출발하고 가라산이 대마도와 가장 가까운 곳이라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발굴조사에서 주목하는 것은 거제면에 위치한 남산패총이다. 훼손되어 원상파악이 어려웠지만 시기적으로 독로국과 동일한 문화요소로 생각된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독로국 치소가 현재 거제면 남산패총 주위로 추측하고 있다. 그리고 거제면 옥산금성(수정봉성, 명진현 치소)과 그 주변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 검토한 둔덕면 거림리는 문무왕때 상군설치와 함께 치소지로 결정된 곳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검토되어야 할 과제라고 하겠다.

결국 현재까지의 자료로서는 독로국은 거제가 지리적으로나 문헌적, 고고학적인 지명고증에서 많은 장점이 가진 반면 동래는 거칠산국 또는 래산국이 처음부터 엄연히 존재하였음을 고려해 볼 때 도리어 단점으로 지적됨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상사리라는 명문이 새겨진 기와편의 발견은 상군과 함께 독로국이 거제도임을 검증하는 중요자료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겠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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