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타임라인과 (계)현대시조사가 공동 주최하는 「금요시조문학상」 제3회 수상작을 아래와 같이 발표한다.

           - 아 래
     수상작 : 현충일 오후
     수상자 : 이 덕 재 시인

〈수상작〉

      현충일  오후
                        이 덕 재

    마을회관 어귀에서 공기놀이 하는 노파
    백발이 성성한데 손놀림은 경쾌하다
    천진한 소녀 모습으로 지난 시간 줍고 있다.

    도우미 오지 않는 휴일의 오후여서
    무슨 일 있으시냐 웃으며 물었더니
    조기(弔旗)를 손짓하시며 눈시울을 붉힌다.

    근년의 기억들은 하나 둘 놓으면서
    군인 간 오라버니 오는 날은 언제냐며
    움켜쥔 공기돌처럼 옛 기억을 잡고 있다.

 〈심사평〉

이덕재 시인은 농사꾼으로 향리의 이장을 맡고 있다. 시인의 작품들은 대게 토착적 정서에서 의존하고 있으며, 또 거기에 대한 애정과 자기 발현을 통해 회기(回歸)에 그 중심을 두고 있다. 고향에 대한 토착 정신은 인간의 근원을 찾고 때 묻지 않는 마음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소박한 기구(祈求)인지도 모를 일이다.
 
〈현충일 오후〉는 마을 이장인 시인이 마을회관에서 홀로 공기놀이하는 노파를 애정 어린 눈길로 바라보면서 읊은 서정 시조다.  3수 연작의 이 시조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첫수와 셋째 수 종장이다. / 지난 시간 줍고 있다 / 와 / 옛 기억을 잡고 있다 / 는 과히 절창으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노파를 잘도 그려내고 있다.
 
시조로서 갖추어야 할 정격율을 잘 살리면서도 시상(詩想)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작품을 무리 없이 빚어내어 독자로 하여금 부담 없이 접하게 하는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리한 시인의 시 정신은 오랫동안 지속 될 것이고 文彩 더욱 빛나기를 기대해본다.
                       〈심사위원 : 김보한. 전현하. 이성보〉

                        2024. 2.

             거제타임라인    대 표  박 춘 광
           계간 현대시조 발행인   이 성 보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저작권자 © 거제타임라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