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 외국계 기업 철수로 옥포 佛학교 전교생 10명뿐

거제시 옥포에 위치한 옥포 프랑스학교는 전교생 수가 120명에서 올해 10명으로 뚝 떨어졌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사상 최악의 불황에 허덕이자 현지에 체류하는 외국인 직원과 그 가족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프랑스학교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조선업 불황으로 학생 수가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고 133일 부산일보가 이같은 사실을 보도햇다.

인근 거제외국인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8월 말 이 학교는 전교생 140여 명으로 학기를 출발했다. 지난해 이 학교의 전교생 수는 400명이 넘었다. 학교 관계자는 "거제도 지역이다 보니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경남 지역의 외국인학교가 조선업 불황의 타격을 맨몸으로 맞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세계 조선업계 빅3 중 2곳을 보유한 거제가 최근 수년 새 수주 절벽에 시달리는 바람에 외국계 기업과 외국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학생 수가 급감한 것이다. 대부분 외국인학교의 전교생 수가 최대 10분의 1 아래까지 떨어지는 등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다.

조선업이 절정이었던 2015년 거제외국인학교는 전교생 500명 규모로 확장 이전했다. 조선소가 해양플랜트 수주를 늘리면서 가족과 함께 3~4년간 거주하는 발주회사 소속 외국인 감독관이 대거 늘어난 때문이었다. 영국과 노르웨이, 프랑스 등 유럽뿐만 아니라 호주 등 오세아니아 출신 조선 전문가도 거제도와 부산 등지에 자리를 잡고 살았다.

그러나 조선업이 활황을 누릴 때 학교를 확장한 것이 도리어 문제가 됐다. 조선업 침체가 본격화되자 학생 수가 반 토막 아래로 추락했다. 한 외국인 학교 관계자는 "수주 물량이 줄어들더라도 수주잔량(남은 일감)으로 1~2년은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이미 그 시기가 지난해로 끝났다"고 말했다.

부산에 있는 외국인 학교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기장군에 있는 부산국제외국인학교는 500여 명이던 학생 수가 올 8월 300명대로 줄었다. 대부분 조선업계에서 발생한 감소 수치다. 이 학교는 최근 미 해군이 부산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해군 자녀들로 남은 자리를 채우고 있다.

외국인들이 주로 거주하던 해운대 마린시티 등에서는 부동산 거래가 감소했다. 마린시티의 한 부동산은 "아파트 렌트를 문의하는 외국인이 20~30%가량 줄어들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외국인학교마다 학생 수 급감에 따른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지만 쉽지가 않다. 외국인학교 학생 절벽이 산업 침체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가족 단위 이동에 따라 학생 수가 들쭉날쭉한 외국인학교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남의 한 외국인학교 관계자는 "수주 절벽이 해소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내국인을 받아들여 학교 운영을 정상화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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