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 추석은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눌 수 있기 기회이기에 고향을 향해 떠나는 이들은 상기된 표정과 설레는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

그러나 차례 상 차림을 맡은 주부들은 장보기와 음식준비는 기본이고 손님맞이, 설거지 등 강도 높은 명절준비로 인해 명절증후군에 시달리게 되는데  외국인 며느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에  고현동 아동·여성인권지킴이단(단장 황미영)은 다문화센터와 연계해 지난 3일 거제시자원봉사센터1층에서 다문화 가정 스물다섯 가구를 선정해 명절음식만들기행사를 실시했다.

행사에 참가한 외국인 며느리들은 베트남, 필리핀, 라오스, 중국, 네팔, 캄보디아, 우즈벡키스탄 등 아시아지역 여성결혼이민자들로 한국의 음식문화를 쉽게 이해하고 추석 대표음식인 송편을 빚으면서 한국의 정서와 정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가족 간 소통의 장을 열어 즐거운 명절을 보낼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고현동 아동·여성인권지킴이 황미영단장은 “도심에 사는 다문화가정은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많지만  외각 지역에 사는 이들은 소외되는 경우가 많아 작년부터 동부면, 남부면, 사등면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선정해 명절음식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결혼이민지 전은애씨

행사에 참가한 중국인 주부 전은애(32세)씨는 동부면에 사는 함박구미(함박마을)댁이라고 자신을 소개 하면서 “부모님이 조선족이라 한국음식에 익숙한 편이지만 강낭콩이 들어간 송편은 결혼 6년 만에 처음 먹어봤다”고 했다.

또 “송편과 나물을 만드는 것도 재밌었지만 오랜만에 고향친구들과 만나 수다도 떨고 고향소식, 가족, 친지 소식도 들을 수 있어 더 즐거웠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최대명절인 중추절에 월병과 만두를 주로 만들어 먹는데 송편에 다양한 소를 넣어 빚는 것처럼 중국 만두도 취향에 따라 다양한 소를 넣어 만든다”며 "부추와 계란을 소로 넣기도 하고 '샹차이'(고수풀)를 넣기도 한다"며 고국에 대한 그리움에 눈시울을 붉혔다.

다문화센터 강행이 팀장은 “명절이 되도 고국에 못가는 이들을 위해 매년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 이들을 위로 하고 한국 사회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살고 있는 다문화가족들이 부족하나마 우리문화를 이해하고 문화적 소외감과 이질감을 해소하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원영 기자  webmaster@gjt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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