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고현항 재개발 민간투자사업자인 거제빅아일랜드PFV가 해당 사업이 실시계획승인도 얻기 전에 바다를 토지로 둔갑시켜 메리츠증권에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3일 열린 거제시의회 19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송미;량의원에 의해서 밝혀졌다. 이날 송 의원은 '고현항 재개발사업이 위와 같이 문제가 있다'며 선수금 의혹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에 거제시 관계자는 '거제빅아일랜드 1차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사가 메리츠증권이며 65억 원을 대출받았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승인 전에 대출이 있었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특히 거제빅아일랜드PFV가 고현항에 대한 권리가 발생하는 시점은 실시계획승인 이후이기에 승인 전에 고현항을 이용해 대출을 받은 행위는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공유수면법)을 위반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거제빅아일랜드는 2014년 11월 5일 롯데자산개발과 면적 2만 7306㎡, 취득가액 650억 원의 토지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 이후 롯데자산개발은 2014년 11월 11일 고현항 매립지 취득결정을 공시했다.

이를 근거로 거제빅아일랜드(위탁자, 제4종수익자)는 2014년 11월 12일 ‘금전채권신탁계약서에 대한 특약’을 메리츠종합증권주식회사(수탁자)와 체결했다.

거제시는 이를 두고 거제빅아일랜드가 1차 PF대출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거제빅아일랜드가 메리츠증권에 대출받은 이유는 달랐다. ‘매수자에게 보유하는 매매대금지급채권 및 이에 부수하는 권리를 수탁자에게 신탁한다’란 내용으로 된 담보를 통해 65억 원을 대출받은 게 확인됐다. 시의 주장처럼 PF 대출이 아닌 물권에 대한 담보성 대출로 드러난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거제빅아일랜드와 거제시의 입장이다. 이들은 해양수산부가 고현항에 대해 계획수립만 했지 실시계획승인을 하지 않았는데도 PF대출을 받았다고 억지 주장을 계속 펴고 있다. 이 같은 입장은 시정질문 이후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도 변하지 않고 있다.

거제빅아일랜드와 거제시가 이렇게 입장을 굽히지 않는 이유는 명료하다. 고현항 공모서나 해양수산부와의 협약서에는 분명히 실시계획승인 후 사업을 진행하라고 명시돼 있다. 이것을 사업자 스스로 어긴 것은 항만법에 따라 사업의 취소까지도 가능하다. 바로 이 점을 이들이 알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개발전문가 박 아무개 씨는 “대출사는 사업승인을 받기 전에는 ‘의향서’나 ‘협정서’ 등만 맺을 뿐, 절대로 PF대출은 해주지 않는다. 이게 통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고현항은 사업승인 전이나 준공되기 전까지는 공유수면이다. 따라서 공유수면법에 따라야 한다”면서 “국민 삶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이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얼룩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송미량 거제시의원은 “바다를 토지로 둔갑해 토지매매계약서를 작성한 것도 이해하지 못할 일인데, 이를 다시 메리츠증권에 담보로 제공해 65억 원을 대출받은 의혹이 불거진 것은 더욱 납득하기 힘들다”면서 “거제시가 시행하는 사업은 시민들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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