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안팎의 관심사로 부상한 삼성그룹의 연말 사장단 및 정기 임원인사가 사실상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16일 복수의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올 연말 정기 사장단 및 임원인사와 관련해 “올해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까지 인사와 관련 내부적인 움직임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임원인사가) 내년에나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안팎에선 삼성의 연말 인사가 늦어지는 배경으로 지난 9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의혹과 13일 삼성에버랜드 노조 와해 의혹에 이어 1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선고로 구속자가 생겨 예정됐다는 점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도 현재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 시점에서 인사를 단행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글로벌 경기둔화 등 대내외 대내외 변수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향후 전략 수립에도 부심하는 등 눈, 코 뜰 새가 없는 형국이다. 
 
여기에 2017년과 지난해 연말인사를 통해 삼성중공업 등 대부분의 계열사 사장을 50대로 물갈이하면서 이 부회장의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당면한 현안에 대한 대책 수립 등 대응력을 제고한 뒤 인사를 단행해도 큰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실적반등을 꾀하는 것과 일본 수출규제와 같은 소재수급 문제 등이 연장선상에 놓였다는 점에서 당장 인사를 단행하더라도 신상필벌보다 재신임 쪽에 무게추가 쏠린다. 삼성전자 내 고동진 IM(IT·모바일) 부문장(사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사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사장)은 물론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중론이다. 이에 김기남 부회장과 고 사장, 김 사장 등은 2021년 3월까지인 잔여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이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공을 들이고 있는 AI, 5G, 자동차 전장 등 신성장 동력 사업은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인재를 새롭게 배치할 가능성도 남아있다는 재계 일각의 분석도 나온다.

이런 배경에서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20일까지 국내외 임원 400여 명이 총출동해 닷새 간 하반기 글로벌전략회의를 열어 현안과 전략 등을 먼저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내년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세계 최대 IT전시회 ‘CES 2020’과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수요 회복과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 확대, 차기 폴더블폰 출시 일정과 물량 공급 등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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