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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거제찬가⑥]'갈매기 섬 홍도'이승철/시인 수필가 향토사연구가

⑥   거제 갈매기 섬 홍도

                              시인 수필가  이 승 철

 홍도는 갈매기 섬이다.

행정구역으로는 통영군 한산면 매정리에 속해 있지만, 거제도 남쪽 해상에 위치하고 있어서, 거제 해금강에서 더 가깝다. 해금강에서 보면 물위에 조개가 떠있는 듯한, 섬이 수평선위에 가물거린다. 원래는 이 섬이 거제도에 속해 있었는데, 1910년 한일합방 후 한산도가 통영 땅이 되고부터 이 섬도 통영에 속했다.
   해금강에서 20해리 정도 떨어져 있는 홍도는 통통배로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대소병대도(大小竝臺島)를 거쳐서 왕관섬, 낚시 섬을 지나면 마치 보물섬 같은 섬이 나타난다. 이 섬이 갈매기 섬 홍도다. 이 섬은 갈매기 서식지로 유명하지만, 1906년도에 설치된 등대가 있다. 이 등대는 남해안의뱃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섬 전체가 갈매기로 뒤덮여 있어서 갈매기 섬이라 부르기도 한다. 깎아지른 듯 한 벼랑위에 우뚝 솟은 등대가, 밤이면 별빛처럼 빛난다.
   옥색처럼 푸른 바다에 검은색 돌산이 바다를 박차고 솟아있다. 돌산위에 흙이 얕게 덮여 있고, 그 위에 풀이 자라서 갈매기의 보금자리로 적당하다. 섬을 오르는 길은 동쪽과 서쪽 절벽을 타고 오르는 길이 있다. 벼랑을 깎아 만든 층층계단이다. 계단 옆에 설치해둔 쇠줄을 잡고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면서 조심스럽게 기어오르면, 이마엔 땀이 방울방울 솟아나고 등에서는 식은땀이 난다.
   발아래 까마득한 절벽과 푸른 바다의 파도가 일렁일 때마다 아찔하고 무섭다. 발을 잘못 디디면 천길 절벽 용궁으로 직행한다.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이 길을 오르면 땀이 난다.
   억겁(億劫)의 세월동안 풍랑에 깎이고 씻긴 바위산이 만물상 같이 괴기절묘하다. 이 섬은 어디를 가도 천길 절벽이다. 서쪽 바닷가에는 동굴이 뚫려있고, 그 사이로 작은 배가 겨우 다닐 정도다. 동쪽 끝에는 병풍처럼 생긴 바위산이 둘러져 있어서 배가 정박하기에 용이하다.
   낮선 방문객이 신기한 듯 쳐다보는 갈매기의 영롱한 눈빛, ‘끼룩끼룩’ 하며 반기는 소리는 파도소리와 더불어 더욱 정감이 간다. 이 섬에는 옛날에는 기러기가 날라 와서 월동한 섬이라고 해서 기러기 섬 홍도(鴻島)란 이름이 붙어졌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기러기는 자취를 감추고 갈매기의 소굴이 됐다.

 갈매기는 괭이갈매기, 잿빛 갈매기, 붉은 부리 갈매기 등 여러 종류가 살고 있는데 이곳에는 붉은 부리 갈매기가 주종을 이룬다. 갈매기는 6월 중순 경에 두세 개의 알을 낳는다. 새끼 갈매기는 생후 20일이 되면 나는 연습을 한다. 어미 갈매기는 새끼를 높은 벼랑에서 떨어뜨려 살아남는 놈만 기른다. 이런 시험은 험한 바다에서 자연과 싸우며 살아가는 인내와 자립심을 길러주는 것이라 한다.
   갈매기는 서정적인 시와 노래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뱃길을 인도하는 길잡이 역할도 한다. 또 부부금실이 좋은 애정의 새로 알려진 길조(吉鳥)다. 사랑하는 애인과 이별을 하면 외로워도 혼자 살아간다. 이런 갈매기들의 지조를 보면서, 변치 않는 사랑이야 말로 얼마나 숭고한가를 새삼 느끼게 한다. 바위틈에 둥지를 틀고 세찬 바람이 불어와도 알을 품고 있는 자애 서러운 모습, 그 빛나는 눈동자는 바다를 지배하는 군자답게 기상이 넘친다.
   홍도는 외딴 섬으로 갈매기가 서식하기 좋은 자연적이 조건을 가추고 있다. 섬 주위 바다는 많은 종류의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어서 먹이 구하기가 쉽다. 그러나 요즘 와서는 갈매기 알이 정력제라며, 몰래 수습(收拾)해가고, 갈매기의 생태계를 연구한답시고 찾아오는 학자, 그리고 사진작가들이 산실의 문을 두드리며 고요한 그들의 보금자리를 짓밟아버린다. 유식한 인간들, 정력을 과시하려는 무례(無禮)한 행동들을 갈매기는 얼마나 원망 할까?
   자연을 지킨다는 것은 곧 우리 인간들의 삶과 터전을 더욱 복되게 한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미워하지 않는 갈매기가 남해안 바다 곳곳의 섬마다 보금자리를 갖고, 바다의 연가를 들려주는 평화로운 갈매기 섬이다.
  ‘끼이룩 끼이룩 호이호 끼이룩’
  은하의 물결위에 갈매기의 노래 소리가 아름답게 들린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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