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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서정윤씨 문장21 봄호 시인 등단수필과비평작가회/계룡수필회원/거제대학수필창작반수료/눌산문예교실 수료

수필과 비평에서 2015년 7월 '게임'이라는 제하의 수필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수필가로 등단한 서정윤씨가 5년만에 계간 문장21 봄호를 통해 '시월의 수국 외 4편'의 시작품으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거제시 하청면 출신으로 하청중, 경남산업고를 나와 거제대학교 평생교육원수필창작반과 눌산시문예창작교실을 수료했다. 2015년 수필과 비평사를 통해 수필가로 등단 후 계룡수필문학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5년만에 다시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번 다섯작품은 서정시의 정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평>
시는 시인의 상상력과 언어를 통해 새롭게 해석된 공간이다. 그 시의 공간은 사실의 세계가 아니라 진실의 세계에 속한다. 시는 침묵한 사물 너머에 존재한 경계의 말이자, 미처 보지못한 것들의 구체화된 이미지이다. 시인은 대상을 통해 현실을 재구성하거나 굴절시킨다. 하여, 사물의 언어와 시인의 언어는 같거나 다르다. 각자의 몸을 통해 우주의 방식을 해석하는 시법(詩法)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를 추억이나 기억 속에서, 오랫동안 매만지거나 사유한 흔적이 돋보엿다. 문장이나 문체의 세련된 맛은 적었지만 나름의 인생경험에서 나온 이미지들의 축척은 볼만 하였다. 난해한 시들이 판을 치는 현대시의 흐름에서 , 사뭇, 비껴난 풍경들이 좋았다. 그리움과 외로움, 추억과 슬픔,울음의 시적 사유는 서정시가 줄곧 지향해온 바이다.

서정윤의 당선작 '시월의 수국 외 4편'의 시는, 언어의 소통이 시의 본질임을 말하고 있다. '시월의 수국'은 '수국'을 통해 돌아가는 것에 대한 화자의 안타까운 회한이 행간에 묻어 있다. 빛바랜 꽃의 은유는 아름답고 슬픈 화자의 심정과 동일시 되며, 이런 대상에 대한 은유는 '미련'에 집약된다.  시 '잠자리'는 사랑의 행위야말로 자연의 위대한 작품임을 상기 시킨다. 사랑은 직유적이자 우셍목적이다. 불나방처럼 소멸하는 것이다. 하여, 사랑은 실체가 없다. 격정과 욕망의 공간이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이별을 통해 극적으로 드러난다. '백주대낮에' 배꼽을 맞추고 사랑의 행위에 빠지는 '잠자리'야 말로 사랑의 본질이 아닐까. '응달 꽃'은 감정의 범람이나 행간의 과장이나 허세가 배제된 소박한 시이다. 서정시의 기본 덕목인 '측은지심'의 한 예이다. 각자의 방싱이 어떻게 공동체로 연대하는지, 그늘밑에 숨어 사는 '풀과 꽃'의 관계성을 통해 드러낸다. 화자의 사랑 역시 '얼굴하나' 속에서 다시 추억으로 피어난다. 서정윤의 '유기그릇'과 '포옹' 두편 역시 서정시의 한 정형이다. 전자는 '혼수'예단인 유기그릇을 통해 '딸'의 행복'을 빌고 있다. 부모의 심정이 안타까움으로 승화되었다. 후자는 '만남'과 '떠남'의 두가지 축을 물고 있다. 부모지식의 육친지정이 행간 속에 애틋하게 녹아 있다.
            <심사위원 이문길/선용/김철/김종/윤일광/김동원/최철훈>
<등단 작품 5편> .

시월의 수국

무슨 미련이 남아
빈 육체만
별 무덤처럼 남겨두었나

색 바랜 그대의 쓸쓸한 미소가
무덤 꽃 속에서
나풀거린다

시월의 갈바람에도
가지 못하고
식어버린 사랑의
끝자락에 앉아
빛바랜 영혼으로 떨고 있느뇨

잠자리

백주 대낮에 잠자리 한 쌍
배꼽을 맞추며 날고 있다
사랑의 행위야 제 자유겠지만
지천명을 걷고 있는 헛헛한 가슴에
염장질을 한다

어떻게 사랑을 나누어 길래
저토록 날개가 다 닳았을까
밤마다 접었던 내 사랑이
몇 겹의 두꺼운 날개가 되어
이제와 겨드랑이 간질거린다

인생에서 사랑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부서지는 하오의 가을 햇살이
가야할 방향을 찾지 못하고
시리게 내 눈에만 쏟아 내린다

응달 꽃

하필이면
담 밑 그늘에 앉아
지심을 부른다
새하얀 꽃송이들이
서로 측은하여
서로를 껴안고
함께하자 한다

그늘진 세상하나
내 앞에 두고

손끝에 머물던
가을이 떨어진다

다정했던 얼굴하나가 떨어진다

유기그릇

쓰고 닦을수록 더 빛이 나는 그릇이라기에
예단 품목으로 구입했다
장인의 손길로 빚었다는 낙관이
그릇 밑에 찍혀서
9첩 반상의 품위를 세워주고 있다

혹여 딸의 실수로
그릇을 깰 염려도
서로 부딪혀서 금이 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옆에 앉은 도자기도 제 몫은 하는데
굳이 유기를 고집하는 어미에게
눈 흘김으로 항변하는 딸을 외면하지만
그 맘 아는 딸도 어미도 목젖이 아프다

잘 포장된 그릇들을
안사돈의 고운마음 같은
비단보자기에 묶었다

내 자식으로 품어온 오늘이후
당신의 자식으로 보내드리니
행여 오늘처럼 당신께도
눈 흘기거든
이 예쁜 보자기 풀듯이 다 풀어주세요
언제나 꼬는 건 제가 할 테니
당신은 푸는 역할만 맡아주세요

기도 같은 마음을
보자기 속에 담으며 목에 걸린 서러움
웃으며 삼킨다


포옹

먼지 때문인가
그녀의 얼굴이 뿌옇게 보인다
공항까지의 배웅은 사치라며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이별을 종용하는 아이를 안고
처음 품에 안았던 그날을 더듬었다

아직 채 벗지 못한 털을 온 몸에 달고
끊어질듯 가늘게 호흡하며
태어난 미숙아가
언제 이렇게 성장하여
지구의 반대편으로
삶을 송두리째 옮긴단 말인가

꼼꼼히 챙긴 흔적들이 담긴 가방의 무게가
어미의 마음만큼 무거운데

우등버스의 경적은
숨 가쁘게 빈자리의 승객을 부른다
태초의 인연을 놓을 수 없어
탯줄을 꼬듯 아이의 어깨위에 팔을 두른다
가슴과 가슴이 맞닿는 곳에
작은 새 한 마리가 떨고 있다

잘 가라 아가야
잘 가라 내 아가야

시당선 소감
시인의 마음은 얼마나 맑아야 할까요?

시인의 마음은 얼마나 따뜻해야 할까요?
투명한 유리창 처럼
마음의 창을 닦고 또 닦아야겠습니다.

후드득 툭 툭
하루 종일 겨울비가 창을 두드립니다.
창을 열고 손을 내밀어 
손등위에 떨어지는 비를 가만히 받아봅니다.
차가운줄 알았는데 따뜻합니다
부드럽게 스며드는 촉감때문인가요
어른이 된 지금도 비는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횡한 바람이 쓸고 가는 저 벌판에서
나무숲에서 맑은 냇물이 흐르는 계곡에서
어린 풀잎들이
봄이 움트는 소릴 들려 줍니다. 

이제 부족한 저도 시심(詩心)의 움을 틔웁니다.
푸른 게절과 따뜻한 태양을 맞을 준비를 하면서
마음의 창을 다시한번 닦아 봅니다. 

시를 눈뜨게 해 주신 눌산 윤일광 교수님과 심사위원님들께
항상 고마운 마음으로 정진하겠습니다. .

거제타임라인  webmaster@gjt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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