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자기 주도적 학습력  

5월에야 개학을 한 학생들이 겨우 정신을 차리고 학습력을 키우려나 했더니 복병처럼 다시 고개를 든 코로나로 인하여 학교현장은 어느 기관보다도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있다. 코로나의 파급력이 이젠 성역이 없다보니 가장 걱정되는 곳이 바로 학교이다. 학생도 답답하고, 학부모도 답답하다.

  이럴 때 우리 교육 어떻게 해야 할까?
  1학기 동안 생전 처음 해보는 ‘인터넷강의’에 처음엔 상당히 당황했고 강의준비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그러나 인터넷 강의의 횟수가 더해지는 동안 교수도 학생들도 새로운 사실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누구의 도움이 아니라, 계획하고 점검하고 실천하고 평가하여 재 수정하는 과정을 스스로 찾지 않으면 인터넷강의로 인하여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모두 불행해진다는 사실이다. 대학생도 이러니 초등학생은 오죽할까?

  이제 공부하는 방법을 바꾸어보자. ‘자기 주도적 학습방법’만이 코로나 시대를 이겨낼 수 있는 수업방법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이젠 학습방법을 바꾸지 않으면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까지도 자신의 위치에 맞는 학습 역량을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자기 주도적 학습방법’을 상담하기 위하여 어느 학부모님을 만났다. 지금까지 학생은 어떻게 공부를 하고 있었느냐고 물으니 학원선생님과 나눈 카톡 내용을 보여주었다. 아이가 학원에서 어떤 시험을 보았는데 몇 개가 틀렸으며, 틀린 이유는 어디에 있으며, 앞으로 더 관심 가지고 지도하겠다는 상세한 내용이었다. 학원에서 이렇게 상세하게 안내하고 지도하니 학부모는 안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도 이런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학부모님과 상담을 하는 중 지금부터 학원을 보내지 않고 집에서 공부를 해 보려고 하니 무엇을 공부해야 하나,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어디부터 시작해야 하나 학부모도 학생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없더라는 대답을 했다. 지금까지 모두 학원에서 차려주는 대로 숟가락으로 떠  먹었기에 스스로 떠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다.

  자기 주도적 학습 방법을 간단하게 4가지로 풀어보고자 한다. 첫 번째 단계는 목표설정 단계이다. 내 자녀에게 제일 먼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찾아보게 하는 단계이다. 어른의 눈높이에서, 부모의 눈높이에서 보는 공부의 목표가 아니라, 공부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아보게 하는 것이 자기주도적 학습방법을 찾아가는 첫 길이다. 바로 목표설정에 대한 동기부여 프로그램을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다음은 두 번째 계획단계이다. 처음부터 수업의 량을 크게 잡을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계획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기약속 프로그램이다. 약속 중 가장 지키기 어려운 약속이 바로 자기와의 약속이다. 그래서 자기 주도적 학습방법은 자기가 정하는 것인 만큼 자신과의 약속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 학습내용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욕심을 너무 많이 부리면 실천이 어렵게 되고, 결국 학습에 대한 매력을 읽게 된다.

  다음 세 번째 단계는 자신이 정한 학습계획을 실천하는 단계이다. 이 실천하는 단계는 자기습관 형성 프로그램이다. 이 때, 자신이 정한 학습 계획을 한 가지 한 가지 실천이 이루어질 때 학생은 스스로에 매혹되고, 감탄하고, 쾌감을 느끼게 될 것이며, 이 실천을 이룬 자신에게 보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 때 학부모도 강화를 위한 학생에게 보상이 필요한 단계이다. 마지막 단계는 평가하기 단계이다. 물론 이 평가도 자신이 하는 평가여야 한다. 자신이 만든 계획을 실천하는 동안 잘 되지 않은 점, 실천하지 못한 이유, 학습량 등을 자신이 찾아가야 단계이니 바로 자기반성 프로그램인 셈이다.

  이런 과정을 몸에 익혀가는 동안 학생은 듣는 습관, 오답을 찾아내는 습관, 학습내용을 정리하는 습관, 메모하는 습관, 그리고 복습하는 습관을 익히는 과정이 자기 것이 되어지는 것이다.
  이런 자기 주도적 학습방법은 얼른 그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학부모는 언제까지 자녀의 교육에 관여하고, 참여할 수 있다고 보는가 하는 질문을 던져 보고 싶다.

 조급한 학생이나 학부모가 이 과정을 넘어서지 못하면 학생은 평생 자기학습능력을 갖추지 못하게 되고 무엇보다도 학습에 대한 열정을 갖지 못하게 될 것이다. 자녀가 자기주도적 학습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격려하고, 기다려주고, 그리고 작은 실천에도 감격해 주는 과정을 잘 견디고 나면 이젠 모든 학습의 계획에서 평가까지 자녀 스스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학습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공부의 매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1학기를 마치고 성적 결과를 알리고 난 후, 2학년 학생에게서 성적 이의신청 문자가 왔다. 왜 자기가 A+를 받지 못했는지를 알고 싶다는 내용이다. 이런 문자를 보내 준 B학생이 너무나 고마웠다. 자신의 생각을 소신 있게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은 바로 자기주도적 학습력이 형성 된 학생이기 때문이다. 바로 학생을 불러서 A+의 성적을 받은 3명의 논술평가 결과를 보여주었다. 학생은 자신의 부족함이 무엇이었는지를 바로 찾아내었다. 이 학생은 이 문제에 대하여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고, 평가하며 이 문제에 대하여 고민한 자기주도적 학습과정을 실천한 학생임이 틀림없다.

 “적당한 짐을 얹어도 머슴이 지고 가는 짐은 무겁지만, 주인은 아무리 많은 짐을 져도 무겁지 않다“ 는 옛 어른의 말씀이 생각난다. 자기 주도적 학습력은 누구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계획부터 평가까지 자기가 책임을 질 줄 아는 학습력이기 때문이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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