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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석홍권씨, <문장21 가을호> 통해 '시인 등단'

미술협회거제지부장을 지낸 중견 화가 석홍권씨가 장르를 뛰어 넘어 시인이 됐다. 계간 '문장 21' 가을호(통권50호) <김수영 탄생 100주년 기념 특집>에서 시인으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도 밝혔듯이 <그림을 그리는 내가 시를 좋아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림 속에서 시어가 불쑥불쑥 튀어나오거나 그림소재를 위해 꽃들이나 풍경을 촬영할 때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싯귀가 나를 그림만큼이나 들뜨게 만들었다. 이런 감성이 나올 때마다 틈틈이 메모를 해두고 되새김으로 시 한 구절을 만들곤 하는 것이 시를 창작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그러한 것을  좋아하고 즐겼기 때문이다. >고 말한다

 특히 그를 시인의 길로 인도한 사람은 눌산 윤일광 시인이다. 눌산문예창작교실에서 오랜기간 열심히 공부하고 습작한 것이 드디어 꽃을 피웠다. 심사평에서도 잘 적혀 있듯이 놀라운 공감각적 이미지를 확보했으며, 낙화를 이미지 향연으로 만들기도 했다는 평이다.

등단의 문을 드들겼으니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작품을 써 삶에 고달픈 우리들 가슴을 더욱 따뜻하고 평화롭게 정화시켜주는 수작을 기대해 본다.

심사평
언어는 시간의 무늬
언어는 시간의 무상함을 견딘다. 시는개인사의 기록이자 은밀한 기록이다.  또한 시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무지개 다리이다. 번뇌와 욕심을 버리고 지혜와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아름다운 무늬다. 가상 세계보다는 현실 세계에서 더 많은 좋은 시가 나온다. 고통을 견디고 체험한 언어야 말로 진실하며 감동적이다.

석홍권의 당선작 '겨울비'외 작품은 '비'를 중심으로 서정을 읊조린다. '겨울비'는 씁쓸하다. 왠지 울먹인다. 길거리 흩어지는 사람들 처럼 저마다 외로운 풍경으로 다가선다. '발가 벗은' 나목들의 덜어진 잎처럼 비에 젖어 뒹군다. 시상의 전개는 '겨울바다'로 옮겨 간다. 바다 물 위에 '비'가 쌓이는 놀라운 공감각적 이미지를 확보하였다. 결국 비는 "오늘도 외로운 가슴에 /그리움 쌓여 내리는 겨울비"로 은유된다. '봄비 내리는 바다' 역시 , "동백꽃물"과 겹쳐 '물'의 이미지로 부활한다. "이별의 사랑"으로 비유되기도 하고 외로운 "나그네"의 정경이되기도 한다. 그에게 '비'는 '그리운 사람의 손짓'이자 호명이다. 봄비,바다,동백곷의 낙화는 시적 화자에 관입되어 아프게 심장을 때린다. 시는 시각적 이미지의 산물이기도 하다. 하여 석홍권의 '낙화'는 이미지의 향연이다. 
    그는 벚꽃나무 아래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을 "그물에 걸린 파닥거리는 고기비늘"로 은유한다. 이런 놀라운 시적 직관은 높이 살만한 이미지다. 햇살에 벚꽃잎이 몸을 뒤채며 허공에 떨어지는 모습은 , 고기비늘의 은빛이다. 어쩌면 '낙화'는 "슬픈 말들이 꽃잎처럼/번져가는/잊지못할 기억"인 "그리움"을 말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 '첫눈이 오면'은 서정의 에스프리가 전편에 깔린다. 첫눈이 오면 '그 소녀에게로 가는 기차'가 있다. 누구나 한 번쯤 첫사랑의 설렘을 꿈꾸게하는 이 시는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에 이르면 ,뭉클하다. 가을단풍을 지나 겨울 흰 눈이 내리면, 독자여! 기차를 타라. '가을 들녁'은 외로운 터널 같다. 간이역을 지나 쓸쓸한 생의 뒤란 같다. "인연의 갈증에 치여/사랑의 아픔에 치여/저물어 가는 하루는" 이 시대의 바쁜 현대인 같다. 가을 들녘에 서면 누구나 그리움의 이름을 부를 것 같다.
*심사위원:이문걸,김철,선용,김종,윤일광,김동원,최철훈 

당선소감
그림을 그리는 내가 시를 좋아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림 속에서 시어가 불쑥불쑥 튀어나오거나 그림소재를 위해 꽃들이나 풍경을 촬영할 때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싯귀가 나를 그림만큼이나 들뜨게 만들었다. 이런 감성이 나올 때마다 틈틈이 메모를 해두고 되새김으로 시 한 구절을 만들곤 하는 것이 시를 창작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그러한 것을  좋아하고 즐겼기 때문이다. 

당선소식을 듣고 기쁘기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그림하는 나를 보고 웬 시냐고 할지 모른다. 사실 그냥 시가 좋아서 읽고 공부하고 인문학 강의를 즐겨들었지 정작 등단을 하거나 시인이 되기 위함은 애초에 아니었다. 그러나 몇 년의 세월이 지나 눌산 선생님께서 이제는 문학에 입문하는 것도 좋겠다는 격려에 힘을 얻어 등단의 문을 두들겼으니 나에게는 생각지도 않던 행운으로 여겨진다. 지금도 시가 좋아 시문학 강의를 듣고, 인문학 지식과 좋은 시가 어떤 것인가를 공부하고 어떻게 써야 되는 것인가를 알아가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 등단이라고 생각하니 자꾸 어깨가 무거워진다. 공부는 이제부터라고 생각한다.
애써주신 눌산 선생님과 심사를 위해 수고하신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프로필

눌산문예창작교실 수료/한국미술협회 회원 / 
거제미술협회 회원/경남구상작가회 회원/
거제미술협회 지부장 역임/경남미술대전 운영위원 역임/거제시 건축심의위원 역임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경남미술대전 특선 2회 /대구미술대전 특선/
개인전 3회, 부스전 2회

작품1)

            겨울비 / 석홍권
 
밤새
 스산한 대지의 기운이
 길거리에 내려 앉고
 울먹이듯 뿌연 잿빛하늘

 잎을 잃어버린 나목들
 발가벗은 채로 울음우는 그런날에
 겨울바다 저편으로
 외로움  쌓여 내리는 겨울비

 밤새
 차갑고 세찬 비바람 불어와
 외로운 창가를 두드리고
 그대 그리운 가슴에 커튼을 친다

 세월따라 잊은 아픔도
 이젠 그리운 사람
 오늘도 그대 외로운 가슴에
 그리움 쌓여 내리는 겨울비

작품2)

     봄비 내리는 바다 / 석홍권

 동백꽃물이 뚝뚝 떨어지는 날
 그 바다에 봄비가 내린다.

 가슴으로 촉촉히 적셔드는 그리움
 울컥 치밀어 오르는 애증
 파도가 되어 부셔져 내린다.

 이별의 사랑
 시작도 끝남도 없는
 모두가 다 귀로에 선 나그네 일뿐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손짓하며  다가오는
 그리운 사람아

 봄비가 속삭이듯 내리는 그 바다에
 동백꽃잎 흩날리는 바람되어
 오늘도  그렇게 헤메인다.

작품3)

           낙화 / 석홍권

 벚꽃나무 아래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
 비추이는 햇살
 그물에 걸린 파닥거리는
 고기비늘처럼
 숨을 헐떡거린다 .

가슴 벅차고 뭉클했던 꽃잎들
 이제는 보내야 하는
 서러운 이별의 흔적
 꽃잎의 울음소리

 네 사랑에 나를 묻고
 섬세한 너의 손길이
 가볍게 떨어지는 서글픔

 슬픈 말들이 꽃잎처럼
 번져가는
 잊지 못할 기억
 그리움,
그리움,

작품4)

      첫눈이 오면  / 석홍권

 첫눈이 오면  기차를 탄다
 그 곳에서 기다려 줄것만 같은
 그 소녀에게로 가는 기차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
 그 웃음소리 표정까지도  알것 같은데
 달리는 기차는 종착역이 없다
    
 갈대숲속에 스치는 바람소리
 어느 방향 인지도 모를 종착역
 갈대숲이 세찬바람에 일렁인다        
                                                 
 첫눈이 오면  기차를 탄다
 흩날리던  노란 은행잎
 어느새  그 철길에
 소복히 쌓인 하얀 눈

작품5)

        가을 들녘 /석홍권

 허우적 거리며 가을이
 긴 터널을 지나 간이역에서
 가을 들녘 끝자락에서
 숨을 고르며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본다

 인연의 갈증에 치여
 사랑의 아픔에 치여
 저물어 가는 하루는
 뉘엿뉘엿 지쳐기고
 풀어 헤친 시간 다발을
 주섬주섬 챙기머
 돌아서는 등뒤를 햇살만이 다독인다

 지친 누군가의 가슴에 박힌
 축축한 심연의 덩어리는
 황금의 물결이 되어
 그 만큼만 그리워하고
 그 만큼만 서러워하고
 그 만큼만 사랑하고
 비람에 일렁이다
 별빛이 쏟아져 내려
 어김없이 묵묵한 아침을 연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돋고
 가을 들녘으로 황금빛 물결이 인다
 내일이 없는 오늘을 살듯ᆢ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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