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169)
'창원 월림동에서'

김   철   석

30에 결혼하여
두 번째 이사간곳 월림동
단칸방 스레트집
부엌통해 방에 들어가던 월세 방
장마통에 비 오면 부엌에 물차니
서럽더라 그때는

내 짝지 첫아이 임신하여 입덧할 적에
퇴근길에 환타 한 박스 어깨 메고 집에 오면
환하게 웃음 주며 기다려주던 내 짝지
지금 와 생각하니 그때가 그립소
시간이 흘러 70이 넘고 머리에 서리가 내리고
아...
세월에 매달려간 내 청춘이여!

감상) 

눌산 윤일광 시인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고 했다. 슬펐던 일이건 즐거웠던 일이건 지나고 나면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 그래서 좋은 추억을 많이 가지면 좋으련만 그게 어디 내 뜻대로 되던 일이던가?
시인은 자신이 서른 쯤 나이에 결혼하여 궁핍하게 살았던 그 시절을 회상하고 있다. 두 번째 이사, 단칸방, 스레트집, 월세 방, 비새는 집, 이런 일련의 표현을 보면 그때의 환경이 눈에 선하다. 그러나 이런 가슴 아픈 시절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지금의 형편이 행복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러나 정작 시인이 가슴 아파하는 것은 못 살았던 그 때가 아니라 세월에 매달려간 내 청춘에 대한 아쉬움이다. 어쩌면 지금처럼 잘 살게 된 70대보다는 가난했던 30대가 오히려 부러운 것이 아닐까?.<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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