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하며 맺는 인간관계는 다양하다. 수평적으로 대등한 관계인 경우도 있는가 하면 수직적인 관계도 있다. 회사내에서는 상사와 동료로서, 혹은 부하직원으로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있고, 가족 내에서도 부모, 자식, 형제로서 맡은 역할이 다르다.

수평적인 관계는 편하고 부담스럽지 않다. 그래서 속내를 터놓고 지내지만, 허물이 없는 만큼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게 되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선을 넘어서는 경우가 간혹 생긴다. 이에 비해 수직적인 상하 관계는 자신이 윗사람이건 아랫사람이건, 갑이건 을이건 신경이 쓰이는 관계다. 우리의 생각도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는 증거다.

생각에도 수평적 사고와 수직적 사고가 있다. 수평적 사고는 차별 없는 평등과 자존감, 심리적 안정감, 편견 없는 합리적 생각을 품게 만든다. 수평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모든 인간이 평등하며 기본적 욕구도 같고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휴머니스트로서 이해의 폭이 넓고 여유롭다고 할 수 있다.

 세상을 대할 때도 지나친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무리수를 두지 않고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며 편안하게 살아간다. 몸도 일정한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병이 나거나 몸이 아프면 곧 잘 자신을 뒤돌아보면서 쉴 줄도 알고 고칠 줄도 아는 지혜를 발휘한다.

한편 수직적 사고는 우열을 나누므로 차별, 불평등, 결핍, 심리적 불안 등을 안고 살아가게 만든다. 수직적으로 사고하며 자란 사람은 ‘내 사전에 만족이란 없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 있다. 그래서 늘 급한 마음에 허둥대며 목적과 성과 달성에 목을 맨다. 어서 빨리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허겁지겁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가려고 애쓴다. 힘들어도 오로지 목표를 달성해야 하니 무리를 하게 되고 그런 과정이 오래되면 몸 여기저기가 아파서 치료를 받으러 다니느라 바쁘다.

 물론 계속 위로 올라가려고 노력하는 점은 개인이나 세상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훌륭하고 값진 삶의 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옆에 있는 사람을 인정사정없이 밟고 올라가는 탐욕에 휩싸일 위험이 있다는 게 문제다. 진정으로 사람들을 아끼고 배려하는 인간미가 없어 갑의 자리에 올라가면 을의 위치에 있는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기도 쉽다.

사회 저명인사와 리더들에게는 불필요하게 굽실거리고, 아랫 사람들의 진실성, 철학, 소신은 가볍게 무시한다. 자신을 바라보는 평가 또한 객관적이지 않다. 과대망상 또는 과소평가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느 시점이 되면 이것이 스트레스성 질병으로 나타난다. 능력 밖의 대접을 받아왔거나, 능력에 미치지 못하는 사회적 대우를 받았던 것이 어느 순간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이다. 대개 가벼운 두통과 소화불량부터 협심증, 심근경색, 폐결핵, 과민성 장염, 뇌혈관 이상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수직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자기보다 나은 사람과 못한 사람이 있다는 이분법적 사고에 물들어 있다. 이에 비해 수평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나 평등하다는 생각이 기본이므로 어떤 이를 만나든 지나침과 부족함 없이 기분 좋게 대한다. 남의 단점보다 장점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므로 더욱 큰 행복을 느낀다.
다른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수평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자신의 신분이나 처지, 형편이 달라지면 지금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그동안 열심히 잘살아왔으니 된 거지’라고 자위하며 안정 모드로 들어간다. 위로 올라갈 때도 덤덤하고 내려올 때도 마음을 빨리 비운다. 

지금 무엇에서 행복을 찾을 것인가에 마음을 집중하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자신에게 더 편안할지 생각할 줄 아는 여유로움이 있다 그러나 수직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지금의 상태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까닭에 쉽게 신세 한탄과 분노 모드로 돌입한다. 위로 올라갈 때는 기분이 좋고 활력이 넘치지만, 아래로 내려왔을 때는 극도로 견디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몸과 마음에 급격한 변화가 온다. 이 둘 가운데 누가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생각 하나에 우리의 행복과 건강이 달려 있다. 수평적인 사고를 넓혀가다 보면 어느 날 행복의 지평선이 저만치에 가까이 보일 것이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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