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내 굴삭기 마구잡이 투입-이상한 보수공사
"보수하라 했더니, 오히려 파손해 원형훼손 한다니?'
거제시 거제면에 있는 옥산산성은 계룡산 자락 해발 143m 수정봉에 쌓은 산성이다. 성내 축성비에는 고종 10년(1873년) 왜구의 수탈을 막기 위해 8개월 만에 완성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지난 2017년부터 집수지와 건물지 발굴 결과 7세기 통일신라 이전부터 축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성지는 경남도 기념물 제10호로 지정돼 있다.

 옥산성지는 이처럼 오랜 기간을 존속해오는 동안 성벽이 무너지고, 배가 불러져 추가 붕괴위험이 있는 것으로 진단돼 지난해부터 성곽보수공사를 위한 발굴조사를 거쳐 보수공사에 착수했다.

중형 굴삭기가 동원돼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거제시 옥산성 보수공사 현장.

지난 10일께부터 중형 굴삭기 1대와 작업자들을 성내로 진입시켜 작업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무너진 성곽 보수작업은 이보다 먼저 시행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현장을 확인 취재한 결과 굴삭기는 서문지 돌계단을 통과해 보수공사현장 최상층부까지 약 100m를 진입해 성곽과 산기슭 사이 터파기 공사를 진행한 현장이 확인됐다.

기와 조각 수십개를 발굴해 놓은 현장도 포착됐다. 동문지 입구까지는 도로가 개설돼 있다.

그러나 도로에서부터 사각 동문지로 들어가는 길은 약 45도 정도로 가파른 산기슭을 석조계단으로 조성한 계단길이다. 이 계단을 굴삭기가 통과한 것이다. 일부 계단은 깨지고 틀어져 형상 변경이 심각하다. 옥산성의 특징은 성문 입구를 내옹성으로 축조하고 돌계단을 두어 출입했다고 기록돼 있다.

 김병관 공사감리원은 지난 14일 전화 통화에서 "자신은 현장 상주 감리는 아니다. 설계상 굴삭기를 사용하도록 돼 있다. 16일부터 공사를 시작하기 앞서 동문지 계단을 통과할 때 폐타이어, 모래자루 등을 이용할 것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굴삭기가 통과해 깨지고 틀어진 돌계단.

전직 거제시 문화재 담당 A씨는 "옥산산성은 경남도 기념물 제10호다. 문화재, 특히 산지 성내를 대형 굴삭기가 진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집수지와 건물지 조사 결과 성곽은 원형보존, 동문지와 서문지 등 2곳의 성문지는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었다"며 철저한 준비 절차를 거치지 않은 문화재 보수 행위를 질타했다.

거제시 관계공무원들이 한번 훼손되면 원형복원이 불가능해지는 문화재의 경우 돌하나 , 나무하나도 세심하게 다루도록 특별한 공사관리감독으로 철저하고 세밀하게해야 함에도 소홀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사진 및 기사출처: 한상균기자>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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