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걸이의 이음매는 튼튼하고 매끈하다. 시어머니가 여의치 못한 살림에 마련하고 내가 고이 간직한 세월만큼의 의미가 보태어져 며느리의 목에서 빛나고 있다. 비록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목걸이이지만 우리 가족 삼대가 이어져 있어 더 가치가 있다" 작가의 목걸이에 대한 설명이다. 

박찬정 작가는 서울 출생이다. '계간수필'과 '수필과 비평'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하고, '문장21'을 통해 시인으로도 등단했다. 거제대학교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을 수료했으며, 계수회와 계룡수필문학회에서 활동하며 눌산문예 창작교실에서 시문학을 배우고 있다. 

1부 '지주목', 2부, '목걸이', 3부 '서 있는 배', 4부 '그해 겨울' 등 총 42편의 삶의 궤적이 담긴 수필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목걸이' 첫번째 수필집을 보고 명지대 한헤경(수필가/평론가) 교수는 서평에서 "작가의 웅숭 깊은 시선이 닿은 주변의 사람과 사물, 현상들은 다각도의 사유를 통해 주제를 드러내는 소재가 되고, 그들의 이야기는 적절한 문장 배치와 구조를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이로써 좋은 좋은 재료를 정성것 다듬어서 맛있게 요리한 음식을 예쁜 그릇에 담아 낸 밥상과도 같은 글이 완성된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글들을 엮으며 작가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잔치는 끝났는가'아니면 '화양연화는 이제 시작인가' 독자들 역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고 평했다.

작가는 서두 인사문에서 <예순 다섯 삶을 지나간다>며 나 어디쯤 온겐가 허리춤 거쳐 명치 지난 어깨 우두자국 언저리에 있을까. 비바람 맞으며 걷던 날도 2호선 지하철 간신히 몸을 구겨넣고 옴짝달싹 못한채 부대끼던 나날도 엇갈린 짝사랑 가슴앓이도 지나고 보니 흐릿한 기억의 편린, 스물다섯 살 민주화 외치는 데모무리에 휩쓸려  남대문 경찰서 찬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하룻밤 새우고 내가 불은 자백이 말같잖은지  단순가담자 훈방, 인생 변곡점  밥하고 애보고 돈벌고, 밥하고 애보고 돈벌고, 하루를 조각내어 콩 튀듯 팥 튀듯 떠밀려 살던 서른 다섯살 적엔 차라리 독방 수형자가 브럽기도 했다. 

풋나이도 아니고 여물지도 못한 모호한 나이 쉰 살 내 갈길도 헤매는데  양친 저승길 배웅하랴, 자식 이승길 닦아 주랴  인연 치레는 슴 가빠서 나를 채울 여유는 없었다. 이러구려 에순 다섯살 열둘도 끼어앉던 밥상엔 둘만이 마주 앉고 나머지 의자엔 먼지만 쌓인다. '잔치는 끝났는가' 아니 '화양연화는 이제 시작인가'. 이 책속에서 스스로 묻는다"고 인생을 관조하며 덧없이 늙어져가는 자신을 되돌아 보고 있다.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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