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산책 (303)
         우  물

  현산  손 삼 석 

내 마음 깊은 곳에는
마르지 않는 고향의
샘물이 있다

그리운 사람의
파란 목마름이
시들지 않고 피어나는
아름다운 향기와

강물처럼 흐르는
따뜻한 체온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아련하게 비치어

언제나
정겨운 얼굴을 볼 수 있는
우물이 있다 

감상)

눌산 윤일광 시인,거제문화원장

 賢山의 시 <우물>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이 떠오른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후락)’ 윤동주 시인의 우물은 초라한 자아에 대한 부끄러움과 현실적으로는 자신이 소극적인 자세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시대의 아픔을 나타내고 있다면, 賢山의 시 <우물>은 ‘내 마음 깊은 곳에 /마르지 않는 고향의 /샘물’이 중심소재이다. 이 중심소재가 나타내고자 하는 전이된 소재는 ‘그리운 사람’이며, 그리움에 대한 심리적 갈등을 그리고 있다.

우물을 들여다보는 행위는 내 과거에 대한 회귀이며, 순수했던 추억 속 자아의 그리움이다. 사람마다 모두 ‘파란 목마름으로 시들지 않는 그리운 얼굴’이 숨겨져 있다. 그 얼굴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아련하게 비치’어 내 삶의 보이지 않는 힘의 원천이 된다. 시인에게는 이런 우물 하나쯤 있어야 되지 않는가?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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