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아침 산책 (317)

     그대와의 인연 

         윤 효 경

세상의 많은 사람 중에
선택받은 우리
그리움에 지치면
오늘 일을 어둠에 잠재우고
홀로 선 느티나무의 고독을 생각는다

삶이란 이렇듯 그리운 것임에
흰 구름 흐른 후
별들이 솟아나 듯
왔다가 사라지고
다시 오는 것이건만
이 밤
그대 모습 그리워 어둠만 삼킨다

비온 후 불어 난 물에
부딪치는 돌맹이처럼
가지 흔들리어
부딪치는 잎사귀처럼
바람이 물비늘 일으켜
용솟음치는 파도처럼
우린
그렇게 부딪쳤었지 

감상) 

눌산 윤일광 시인/거제문화원장

인연(因緣)이란 무엇인가? 드라마, 영화를 비롯한 모든 예술 활동의 주제로 많은 빈도를 차지하며 등장하는 말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분 또는 사람이 상황이나 일, 사물과 맺어지는 관계’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설명될 일이 아닌 매우 복잡한 의미를 지닌 낱말이다.

불교에서 ‘연기론’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우리 일상생활에서는 “인연이 있다. 인연이 없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쓸 정도로 한국어의 일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연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지어짐에서 만들어진다. <세상의 많은 사람 중에 /선택받은 우리>라는 특수성이 바로 인연이다. 그 인연으로 인해 <홀로 선 느티나무의 고독>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그리움’이라 부른다. 윤효경의 詩 『그대와의 인연』은 그대와의 인연을 회상하는 독백의 詩다. 그대와 보냈던 시간에 대한 회상(回想)이다.
참으로 뜨거웠던 시간들을 제3연에서 회상과 독백의 언어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부딪쳤다’라는 용어 속에는 여러 갈래의 해석할 여지를 남기면서 독자에게 감상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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