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국가산단마저 민영화…거제 산단 재검토돼야"

경남도가 2014년 말 정부로부터 유치한 3개 국가산업단지 중 승인 고시가 지연되고 있는 거제 해양플랜트국가산단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남도가 2014년 말 정부로부터 유치한 3개 국가산업단지 중 승인 고시가 지연되고 있는 거제 해양플랜트국가산단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거제지역 26개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한 '사곡만지키기대책위원회'는 9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와 경남도는 전 정권의 적폐사업인 거제 해양플랜트국가산단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해양플랜트산단이 추진되는) 거제사곡산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홍준표 전 경남지사-권민호 거제시장 등 보수 정권의 '바다로 가려던 4대강 사업'이며 적폐로 규정한다"며 "사곡산단은 개발 필요성도 없고 사업성도 없으며 추진능력도 없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대로 산단이 추진되면 주민 삶과 공동체는 파괴되고 해수욕장과 습지, 연안에 대한 미래가치는 훼손된다"며 "사곡만은 죽음의 콘크리트로 뒤덮이는 등 사회환경적 피해는 막심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대책위는 해양플랜트 산단 재검토 이유로 산단 사업자가 부실하다고 밝혔다.

실수요자조합에 포함된 대우조선해양은 구조조정 중인 상태에서 투자 여력이 없어 사곡산단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입장인데다 삼성중공업도 삼성중노동자협의회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대우조선·삼성중 협력업체 10여 곳도 실수요자조합에 참여해 1만∼7만 평의 부지를 신청했으나 조선산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현재 가동중단상태여서 산단을 추진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 이대로 추진된다면 주민들의 삶과 공동체는 파괴되고 해수욕장과 습지, 연안에 대한 미래 가치는 훼손되며, 사곡만은 죽음의 콘크리트로 뒤덮히는 등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전문가들은 향후 해양플랜트산업 호황이 온다 해도 활황기의 70∼80% 수준으로 전망했다"며 "활황이 온다 해도 기존 산단에 수용 가능하며 이미 개발된 단지를 활용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사곡만에는 도심 인근 친수공간인 사곡해수욕장과 10만여 평의 갯벌이 있다"며 "수달, 삵, 기수갈고둥, 거머리말, 독수리,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동식물 등 보호해야 할 각종 희귀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거제 관문인 이곳을 삭막한 공단보다는 보존을 통한 친환경적인 관광 자원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국토부를 상대로 민간사업자가 사곡만을 매립해 추진하는 해양플랜트산단을 전면 재검토하고,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은 전임 홍준표 지사의 적폐사업인 해양플랜트산단에 대한 재검토 의견을 밝히고 이를 중앙정부에 건의하라고 요구했다

2022년까지 1조 7천300여억 원이 투입될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은 실수요 기업들이 사업비를 부담하는 국내 최초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된다. 거제시 사등면 사곡리 일대 458만㎡ 규모로 조성되는 가운데 사곡만 301만㎡는 매립된다.

이들은 "지금까지 국가산단은 100%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국가 주도로 개발했기 때문에 공사중단, 미분양 사례가 전무하다"며 "반면 사곡산단은 국가산단으로 이름만 세탁한 것으로 박근혜 정권이 국가산단까지 민영화하려던 나쁜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산단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곡산단 사업자는 부실하다. 실수요자조합에 포함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사곡산단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두 대기업이 투자하기로 한 산업용지는 전체의 28%일 뿐아니라 두 앵커기업의 불참은 해양플랜트 모듈생산이라는 산단목적 상실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 기업의 협력업체 10여 곳도 실수요자조합에 참여했으나 현재 가동 중단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거제시장도 해양플랜트 업체가 안 들어오면 흩어져 있는 조선기자재업체들로 채울수 있다는 요지로 시의회 답변을 했다"며 "산단 조성 목적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산과 바다만 망친 채 벌판으로 방치된 하동갈사만산단 170만평과 고성조선해양특구 60만평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며 "경남도가 하동갈사만산단 기반 조성 등에 국도비 3천500억 원을 투입했지만 자금조달 문제로 2014년 공정률 30%에서 중단된 채 방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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