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대의기관 결정도 무시하는 사업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해양수산부가 지난 5일 고시를 통해 고현항재개발사업과 관련해 기본계획변경은 물론 사업구역지정 및 사업계획 수립 내용을 고시했다. 이로서 이 사업은 실시계획 수립 단계로 넘어갔다는 해수부 입장이 밝혀져 지역에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이 사업과 관련해 시공사로 참여했던 GS건설이 발 뺏다는 사실도 거의 확실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바턴을 이어받을 건설업체에 대한 정보나 참여 진척도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확실한 대답을 하지않고 있는 형편이다. 다만 GS건설이 오죽 사업성이 없었으면 포기를 했겠느냐는 식의 사업자가 이윤추구에만 집착하지 않는다는 명분구실로만 남아있는 상태다.

고현항재개발사업과 관련해서는 사업의 제안자인 거제시와 이에 응한 거제빅아일랜드(특수목적법인)와 거제시의회, 고현항재개발지역협의체가 이 내용을 주로 다루어 왔다. 지역협의체는 자생조직이 아닌 거제시의회가 빅아일랜드출자금 20억원을 거제시에 승인하면서 시민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것을 조건으로 해서 거제시 위촉으로 구성된 민간협의체다.

지역협의체는 이 사업이 공공의 자산인 바다를 이용하는 점을 중시 공익성이 큰 목적이 성사되도록 18차레 이상 회의를 거치면서 내용 파악에 전념해 왔다. 그리하여 15개항의 의견서를 집약해 거제시와 빅아일랜드 그리고 해양수산부에 의견을 전달했다.대부분의 건의사항은 실시설계 단계에서 이를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아일랜드형의 건의는 달랐다. 사업자는 이 사업을 매립형으로 하겠다고 주장한 반면 거제시의회와 시민협의체에서는 이 사업을 꼭 해야한다면 최소거리 50미터 이상의 폭을 가지는 아일랜드형으로 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거제시의회도 시민협의회의 이런 요구를 협의를 통해 진행하돼 이를 중앙연안심의회에 안건을 상정하기 전에 협의를 마칠 것을 조건으로 찬성 의결을 했다.

하지만 빅아일랜드와 거제시는 아일랜드형 추진에 매우 난색을 표했다. 첫째가 해류정체가 심해 오염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디큐브잭화점 앞 쪽이 더 심할 개연성이 크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의 장평에서 중곡까지의 호안과 아일랜드쪽 호안 축조및 여러 개의 교량건설 비용이 최소한 1천억원 이상의 공사비가 증대될 것이라서 수지분석 등의 이유로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리고 아일랜드형보다는 매립형으로 해서 매립 끝단부에 호안을 잘 축조하면 해일 등의 피해를 더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시민협의회는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해 판단을 잘 못 할 수도 있으므로 전문가 또는 전문기관에서 매립형과 아일랜드의 장단점을 비교 검토해 재난, 환경, 공사비, 그리고 이 사업목적이 가장 최대화 될 수 있는데에 있어서 미칠 영향에 대해 판단의 근거로 삼은 후에 이를 결정하자며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었다.또 이 사업 추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초, 수양동, 고현동, 상문동, 장평동 주민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줄 것도 건의했었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는 빅아일랜드측과의 민사배상문제 등 복잡한 법률적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러한 견해를 외면해 왔다.

그런데 해양수산부는 지금까지 줄 곧 거제시가 제안한 사업이므로 거제시가 원한다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거제시민의 뜻이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해 왔었다. 그런데 시의회가 시민협의체와 협의하는 조건으로 찬성의결을 했는데도 시민협의체는 법적 권한을 가지지 아니한다면서 시민협의체와의 협의조건이행을 무시해버린 것이다.

아예 아일랜드형의 문제는 재론하지 못할 것이 되는 매립형의 사업계획을 확정한 후 이를 고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이 사업이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이곳에 새로운 땅이 생기면 만성적인 주차난을 해결하는 공간도 만들고, 친수공간을 만들어 시민의 휴식처로도 될 것이며,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것은 물론 새로운 거제시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찬성론자들은 주장한다. 그러나 구체적 내용을 보면 과연 그럴까?

그리고 그곳에 투입될 토석을 장만하기 위해 행정타운과 화물터미널 땅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진정 거제시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인데 일부 상권 보유자들이나 기존 고현 중심지 부동산 소유자들을 비롯한 환경론자들이 이를 가로 막는다고 말한다. 이 부분도 상당히 일리 있는 지적이기도 하다.

과거 고현항 매립사업이 수억원의 용역비만 날리면서 무산됐던 이유는 재난에 대한 문제점 제기와 민간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았던 적이 있다. 해일이나 태풍이 닥쳤을 때 하늘에는 집중 호우가 있고, 만조시라면 고현천과 연초천에서 방류되는 물이 갈 곳이 없어질 때 현저히 레벨이 낮은 현 고현 시가지 침수가 불가피하다는 재난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크게 대두됐던 적이 있었다.

지금도 그런 재난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어 이러한 부분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 때문에 아일랜드형이 제시되기도 했었다. 지역협의체와 거제시의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하는 거제시와 해수부는 서로 이해 할 수 없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지역의 작은 민원에도 기동성 있게 일해온 김한표 국회의원도 이제는 거제시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적극 나서야 한다. 거제시의 미래를 바꿀 대토목사업에 대한 기본의무일 것이기 때문이다.시민협의체와 거제시의회 의결을 무시한 해수부의 고시에 대해 의회, 거제시, 국회의원은 시민들에게 이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답해야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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