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살펴보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연속보도를 26일 SBS방송이 보도했다.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은 목숨이 달린 위험한 일을 떠안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업계 불황이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업체에 부담이 생기면 제일 먼저 희생할 것을 강요받기 일쑤인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이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거제의 대우조선소에서는 매주 수요일, 촛불 집회가 열린다. 협력업체 소속 하청 노동자들이 '빼앗긴 임금을 되찾자'며 모이는 것이다. 이들의 반발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이 지역 하청업체 120여 곳은 그동안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을 주면서, 연 500% 안팎의 상여금을 열두 달 월급에 포함해서 줘 왔다.

SBS 캡쳐 화면

그런데 올해 최저임금이 인상되자 기본급을 거기에 맞춰 올리는 대신 이 상여금을 아예 없애버린 것이다. 통상 임금을 깎는 거라 노동자 동의가 필요하지만 막무가내라는 것.

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는 인터뷰에서 "사인하라 하더라. 하기 싫으면 (회사) 그만두고 가야 돼요. 조선소가. 그러니까 할 수 없이 사인 할 수밖에 없잖아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 지금 애들 두 명 있는 사람들 학원 다 끊었어요"

SBS 캡쳐 화면

해를 넘겨 이어지는 조선업 장기불황 속에서 협력업체 하청 노동자들은 사실상 임금삭감을 받아들이거나 직장을 떠나야 하는 양자택일을 강요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업체들은 과거에 받은 동의서 일부를 새로 받은 양 조작하는 등 불법을 동원하는가 하면, 원청업체 핑계를 대며 대놓고 노동자들을 위협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약한 노동자들만 서럽다.

또 대우조선 하청업체 관리자는 "제가 대우조선 총무만 11년 했다. 11년. 이때까지 원청을 협력사 대표가 상대해서 이긴 회사 한 명도 없다. 왜? 대표가 원청을 못 이기기 때문이다. 자기가 쫓겨나니까"

이에 대해 원청업체인 대우조선은 하청업체의 문제일 뿐 자신들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목숨 걸린 위험한 일에 제일 먼저 내몰리는 하청 노동자들. 업계 불황에 따른 고통마저도 가장 먼저 떠안고 있다고 방송은 보도하고 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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