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민주당 김경수 국회의원이 2일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

를 공식 선언했다.

자유한국당이 대항마로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남지사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 대 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대리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의 지방전권교체를 통해 벼랑 끝에 선 경남지역 경제와 민생을 되살리기 위해 오늘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며 "더 큰 김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함께 드린다"고 밝혔다.

지역 경제와 민생을 앞세웠지만 가장 큰 과제로는 오랜 기간 부산·경남(PK)지역의 패권을 쥐어 온 한국당 넘어서기로 꼽았다. 김 의원은 "PK는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1당이 지배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남은 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반드시 지방선거를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PK에서 변화를 만들어 달라는 중앙당과 지역의 요청이 있었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자유한국당 1당 구조 혁파를 위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출마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탄핵(이라는 유리한) 국면에서도 (홍준표 대표에게) 0.5%p 진 곳이 경남인 만큼 여전히 민주당이 안심하기 어려운 지역"이라며 "선거 막판으로 가면 50대 50의 선거가 될 것이기에 새로운 경남으로 변화하기 위한 도민의 뜻을 모아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남은 보수의 텃밭으로 불릴 정도로 한국당이 강세인 지역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문 대통령이 전국적인 압승을 거뒀음에도 경남에서는 36.73%를 득표하는데 그쳐 37.24%를 얻은 홍준표 대표에게 1위를 내줬다. 홍 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앞선 곳은 경남과 더불어 대구, 경북뿐이었다.

문 대통령의 복심 중 한 명인 김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함에 따라 맞대결을 펼칠 한국당 후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홍 대표가 경남지사 선거에 자신의 재신임을 걸겠다고 한 만큼 '문재인 대 홍준표'의 대리전이 펼쳐지게 될 전망이다.

김 의원은 홍 대표에 대해 "이번 선거 결과가 홍 대표의 지난 도정과 사퇴 이후 보여준 모습에 대한 도민들의 심판을 보여주는 결과가 될 것이다. 홍 대표의 발언과 무관하게 도민들이 준엄한 심판의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해 대리전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판세는 이전 보다 좋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유치와 남북관계 훈풍 등으로 인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에 육박하고 있으며 민주당 지지율도 50%대 안팎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에게 출마 제안을 받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결심을 할 경우 6년 만에 성사되는 리턴매치의 결과 또한 관심을 모은다.

2012년 19대 총선 김해을 선거 결과 김 의원은 47.88%를 득표해 52.11%를 얻은 김 전 지사에게 석패했다. 김 의원은 2014년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선거에서도 36.05%를 얻는데 그쳐 58.85%를 얻은 홍 대표에게 패한 바 있지만 2016년 총선에서는 62.38%의 당내 최고 득표율로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또한 현역의원이라는 프리미엄과 최근 상종가를 기록 중인 문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점 때문에 이전 대결들과는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그간 경선 무산 시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겠다던 공민배 창원시장을 비롯해 권민호 전 거제시장, 공윤권 후보 등 예비후보들이 앞선 이날 추미애 당대표와의 면담 후 "김경수 합의 추대"로 입장을 변경한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될 전망이다.

김 의원은 "세 후보의 대승적 결단은 이분들도 경남이 중요하고 또 경남의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데서 나온 것이기에 국민들께서 충분히 평가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경선을 통한 컨벤션 효과가 없더라도 충분한 상승세를 이끌 수 있다는 확신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거창군수를 거쳐 경남지사를 2차례나 지낸 김 전 지사의 저력 또한 상당하다는 점을 의식한 듯 김 전 지사와의 재대결 성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한국당의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다른 후보들이 면담을 통해 친문 핵심 인사를 후보로 내세우자는 당대표의 제안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으로 인해 당내 일각에서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친문 프레임 논란에 대해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초선 국회의원임에도 불구하고 2년 만에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점 또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김 의원은 "이제는 민주당이 친문과 비문의 구분이 없는 당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도지사 출마로 인해 국회의원직을 중도 사퇴하게 된 것에 대해 김해시민들께는 진심으로 송구하지만 지방선거에서 지역주민의 뜻을 받들 수 있고 국민들이 촛불로 보여준 열망을 지방정부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변화를 누가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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