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 감정가 86.7%인 400억원에 낙찰 '최고가'
조선업 불황에…거제낙찰가율 66.6%,주거시설 9월 이후 60%선

조선업 불황의 여파가 현물시세 하락에서부터 부동산 경매 시장으로 이어지면서 거제와 울산 등 주거시설 관련 경매지표가 하락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거제 조선소의 1차 협력업체인 ㈜장한이 소유한 선박구성품 제조공장이 감정가의 86.7%인 400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지난달 법원경매 '최고가' 낙찰물건으로 기록됐다.

거제시 연초면 오비일반산업단지내에 있는 이 공장은 거제에 본사가 있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의 1차 협력업체로, 대지 5만1210㎡·건물 1만7556㎡ 외에 크레인 등 기계·기구 등이 일괄 경매에 나왔다. 경매는 2016년 7월 개시됐으며 그동안 세 차례에 걸친 기일 변경과 한 차례 유찰 등이 있었다.

(주) 장한이 있는 오비일반산업단지 일부 사진

거제시내에서 교통 및 주거시설 조건이 매우 좋은 A아파트에 사는 B모씨는 지난 달 35평형에서 5천만원 정도 싸게 집을 작만했며, C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D씨는 아파트 가격이 5천에서 1억 원 정도 떨어졌지만 그나마도 찾는 사람이 없이 아파트 정리를 못하고 이사조차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그리고 시 외곽지 아파트는 사정이 더 나쁘다며 아예 거래자체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E중개사는 한숨을 지었다.

앞서 지난 2월에 낙찰된 경남 창원 진해항 내 STX 소유의 물건은 4번의 유찰 끝에 5회차 경매에서 감정가의 53.0%인 270억1300만원에 낙찰됐다. 진해항 2부두 내 토지 7만9천895㎡ 규모의 야적장 및 소규모 기타 시설로, STX마린서비스가 소유하고 있었으며 STX중공업 대출 당시 담보로 제공됐다가 2016년 10월 경매개시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선·중공업 불황기 당시 나온 경매 물건이 늘어나고 있으나 낙찰자를 찾지 못해 유찰되거나 수차례 유찰된 뒤 저가 낙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의 불황으로 거제의 주거시설 관련 경매지표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제시 관내에서는 지난달 총 67건의 주거시설 경매가 진행돼 그중 9건(13.4%)이 낙찰됐으며, 낙찰가율은 66.6%에 그쳤다. 거제의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작년 9월 이후 60% 선에 머물러 있다.

지난달 울산 역시 주거시설 경매는 총 79건이 진행돼 이 중 23건이 낙찰됐다. 평균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6.1%포인트 하락한 75.9%로, 5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낙찰된 23건 중 낙찰가율 100% 이상을 기록한 경매 물건은 한 건도 없었으며, 중구 우정동 주상복합 아파트(96%)를 포함해 90% 이상 낙찰가율도 3건에 불과했다.

지지옥션은 "지역의 산업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낙찰가격 하락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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