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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104)海亭 옥영재]'그립다'옥영재:장승포출생/중앙대학교졸/종합문예잡지《문장21》신인상/고운최치원문학상/거제문협회원/눌산일광문예창작교실수료/주)제이케이對馬高速PERRY회장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104)

       그립다  
 

海亭 옥영재
    

 

       






 



겨우 하룻밤인데

제주에 남은 그대들이 그립고
백록담에서 걸어와 내게 안기던 시원한
청색 바람이 그립다

서귀포 앞바다에 걸려
깜박이는 집어등 불빛이 그립고
피톤치드를 매일 나누어 주던 편백의
푸른 몸이 그립고
맞은편 언덕에 걸터앉아 젖은 몸을
내어주던 황토 빛 잡목의 실루엣이 그립다

내 두 발을 포근하게 받쳐 주던
잔디의 초록 몸부림이 그립고
모질게 찍혀 한 움큼 떨어져 나간 몸에
겨우 눈물밖에 흘리지 못하는
잔디의 움푹 파인 상처가 그립다

제 것도 아닌 것을 숨긴 채 돌아앉은
호수의 얄미운 시치미가 그립고
주인에게 버림받고 수족관의 금붕어처럼
날개 없이
호수를 헤엄치는
백구들의 슬픈 안부도 그립고

몸 구석구석에 돋아난
오욕과 태양에 찌든 땀방울을
남김없이 받아 마시고도
온기와 냉기를 끊임없이 나누어 주던
목욕탕의 숙기 어린 사랑이
그립다.

감상)

눌산 윤일광 교수

海亭 시는 뛰어난 묘사력과 비유의 참신함에 있다. 그리고 시를 읽으면 호흡의 긴장과 행간의 의미가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시는 시인이 제주에서 보낸 하룻밤의 경험치다. 그리움의 영원한 시의 주제다. 시인은 청색바람, 집어등 불빛, 편백의 푸른 몸 등을 객관적상관물로 삼아 그것들의 그리움을 토로하고 있지만, 기실은 남겨두고 온 사람이 그리고 사랑이 그리움의 주된 대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를 읽으면 진하게 느껴지는 그리움의 대상이 스멀스멀 다가오는 느낌이다. 이렇듯 시는 직접화법이 아니라 간접화법으로 심경을 토로하게 된다. 이미 고운 최치원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시인의 시적 경지가 더 높게 보인다. (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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