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칼럼 [金曜巨濟時調選]
[금요거제시조選-34]김용호-'이 가을 순천만' ▲김용호:일운면출신/전국시조가사공모전최우수상/거제시조문학회편집장/한국문협.거제문협회원/능곡시조교실수강/시조집'선운사꽃무릇'시집'갯민숭달팽이

[금요거제시조選-34]
                           '이 가을 순천만'                  

                             김  용 호

             산이나 계곡에는 단풍 아니 좋겠는가
              다정한 동행이면 더더욱 멋지겠지
              그러나 순천만으로 이 가을 나는 가자.

              화포로 뉘엿뉘엿 해지는 오후 되면
              대대리 포구에는 거룻배 모여 있고
              썰물의 칠면초 군락 낙조에 꽃 피겠다.

              나 홀로 맞으리라 갈대숲 영령들은
              아팠던 청춘들을 어둠으로 장례하고
              갈댓잎 서걱 울음에 눈물 부조 하리라.

김용호상세 프로필
-거제 일운면 출생. 경상대학교 대학원 졸업
-한국문협, 거제문협, 거제수필, 거제시조, 거제시문학, 청마기념사업회, 거제향교, 거제방언연구회 회원,
-전국 시조가사 공모전 일반부 최우수상 수상.
-시집 「갯민숭 달팽이」, 시조집 「선운사 꽃무릇」
-저서 「풀어보고 엮어보는 거제 방언 사투리」,「재미나게 풀어보는 거제방언 거제말」
-능곡시조교실 수강
-거제시조문학회 편집장

시조의 완성미
 완성도는 어떤 일이나 예술작품 따위가 질적으로 완성된 정도이다. 시조에 있어 완성도는 초·중·종 3장이 유기적인 결합을 이루어 내면서 격조 있는 완결성을 도모함을 말한다.
 시조는 정형이란 제한된 틀 안에서 미적인 감각요소를 창출해 내야 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장르들보다 시어의 선택과 표현에 있어 절제된 기교가 요구된다.
 고시조가 대체로 단수인 것은 지금처럼 치열한 문학 창작정신 속에서 창작되었기보다 사대부들이 즉석에서 서로 화답하거나 강호 경관을 즉흥적으로 읊조린 즉흥시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단수 한 편에서도 완성미가 스며있었다. 고시조엔 3장이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종장에서 작자의 주제 의식을 드러내어 작품의 완성미를 도모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 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양 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다정가(多情歌) 라고도 불리는 이 시조는 고시조집 해동가요(海東歌謠)와 청구영언(靑丘永言)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에 실려 전한다. 이 시조는 오늘날 전하는 고려 시조 가운데 표현기법과 정서면에서 문학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의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자연을 소재로 한 동시대의 작품들이 단순 몰입에 그쳤던 것과 달리 자연물을 통해 연대적 의미의 자의식을 드러내는 점과 시 전편을 통해 시적 긴장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또한 이 시조는 선경후정(先景後情)의 시상전개 구도와 종장이 “다정도 병인양 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라는 결말 처리가 완성도를 높여주기에 좋은 평가를 받고 선경후정이란 시상을 전개할 때 먼저 자연이나 사물을 그대로 묘사하고 난 후 시인의 감정이나 생각을 읊는 것을 말한다.

 하얗게 핀 배꽃에 달빛이 쏟아져 내려 배꽃이 더욱 희게 보인다. 은하수가 자정을 알리는 때에 한 가지에 어린 봄날의 정서를 소쩍새가 알고서 저리 우는 것일까 마는 다정다감한 나는 그것이 병인양, 잠을 이루지 못하누나.고조된 애상적 정조에 깊이 빠져있는 시적 화자의 내면 심정을 절실한 언어로 진술하면서 시상을 마무리 했다.

 이 시조는 비록 시조 초기에 창작 되었지만 어느 현대시 못지않은 시적 구성과 서정적 표현이 뛰어나다. 이 작품이 오늘날의 순수 서정문학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이유는 시상의 완성도와 무관하지 않다.이 작품은 작자 이조년(李兆年)이 충혜왕(忠惠王)의 실정을 비판하다가 낙향한 뒤 자신의 충정심을 하소연한 내용으로 해석하기도 한다.이 시조처럼 깔끔한 마무리로 작품의 미적 가치를 높였을 때 좋은 시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다음주에 계속)

감상)

능곡 이성보/현대시조 발행인

시조 작품 〈이 가을 순천만〉은 김용호 시인의 작품으로 3수 연작으로 된 서정시조다.滿山紅葉인 이때 시인은 굳이 순천만에 가라란 결의를 다지고 있다. 그 결의는 모르긴 해도 희원(希願)에 가깝다.

시를 손으로 쓰는 시인이 있고, 머리로 쓰는 시인이 있고, 가슴으로 쓰는 시인이 있다면 김용호 시인은 시를 가슴으로 쓰는 시인이다. 또 시에는 숲속 오솔길을 거닐면서 쓰는 시가 있고, 다방구석에 죽치고 앉아서 쓰는 시가 있고, 지하철 공사장 근처의 어수선한 인파속을 헤치면서 쓰는 시가 있고, 건너 방 아랫목에 드러누워 눈을 지긋이 감고 쓰는 시가 있다면 김용호 시인의 시는 아랫목에서 궁둥이를 뭉개면서 쓰는 시다. 이런 여유는 스스로를 편안하게 할 뿐만 아니라 독자에게도 큰 위안을 준다.

첫 수에선 이 가을 순천만으로 가자는 결의를 다진다. / 산이나 계곡에는 단풍 아니 좋겠는가 / 하고 묻고 있다. 단풍이 좋고 말고다. 거기다 동행하는 이, 그것도 다정하다면 더더욱 멋지지 않겠는가 / 그러나 순천만으로 이 가을 나는 가자 / 로 마음이 변할까봐 스스로를 다짐한다.

둘째 수에선 순천만에서의 회억(回憶)이다.
/ 화포로 늬엇늬엇 해지는 오후 되면 / 순천만 서편 꽃 같이 이쁜 포구인 화포로 발길이 절로 향했다. 순천천 하구에 있는 / 대대리 포구에는 거룻배 모여 있어 / 그 옹기종기한 모습이 정겹기 그지없다. 이윽고 / 썰물의 칠면초 군락 낙조에 꽃피겠다 / 썰물에 피어난 칠면초에다 낙조까지, 그 정경이 어떠한지를 아는 사람은 알지니.

셋째 수에선 서걱이는 갈대의 울음을 읊었다.
/ 나 홀로 맞으리라 갈대숲 영령들은 / 적막한 저녁 갈대숲에 홀로 남을라치면 신령스런 느낌의 힘이 시인을 압도하여 / 갈대숲 영령들은 / 홀로 맞으리란다. 그래서 / 아팠던 청춘들을 어둠으로 장례하고 / 오싹 한기를 느낀다. 갈대가 운다. 그래서 가만있지 못하고/ 갈댓잎 서걱 울음에 눈물 부조 하리라./ 부조는 무슨 부조, 갈대의 울음을 빌어 실컷 울고 싶어진 시인이다.

순천은 시인에겐 제2의 고향이라 여겨진다. 한창 때 8년 동안이나 살았고 자식들도 그곳에서 제법 자랐다. 갈대밭에선 말 못할 추억도 있지 싶다. 말 못할 추억에 대하여는 짓궂은 추궁은 안하기로 한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다. 可可大笑.

十月霜葉紅於五月花는 가을 풍경화의 화제(畵題)로 쓰이는 글이다. 시월 무서리를 맞은 나뭇잎이 오월에 핀 꽃보다 붉다 했으니 단풍의 아름다움이 극에 달한다. 시인은 그 단풍을 마다하고 순천만으로 가겠단다. 지난날 추억이 오롯이 남아 있는 순천만이다. 갈댓잎 서걱 울음에 눈물 부조 하리라는 시인, 갈대를 대하는 심사가 남다르다. 이쯤해서 갈대를 살펴보자. 갈대의 뿌리는 약으로 쓰고, 줄기는 발, 삿자리 등을 만드는데 이용되는 여러 해살이 풀로 바닷가나 강가의 어디에나 잘 자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갈대는 해수형과 내륙형이 있는데,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낙동강 하류 을숙도의 갈대는 해수형으로 소금기가 많은 땅에서만 자란다. 내수형은 육지의 어디서나 있지만 일반적으로 강가에 있어, 우리가 갈대로 알고 있는 것은 사실은 ‘억새’, ‘참억새’, ‘달뿌리풀’들로 갈대를 닮은 다른 종류의 풀이 대부분이다.

식물학자들의 조사에 의하면 내륙형 갈대는 한강 유역에서 청평까지만 발견 되고 있다고 한다. 가요 「소양강 처녀」의 노랫말 중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는 잘못된 노랫말이다. 엄격히 따지면 소양강 갈대는 ‘참억새’가 아니면 ‘달뿌리풀’일 것이다.
아무튼, 순천만 갈대는 시인으로 하여금 애상에 젖게 한다.갈댓잎 서걱 울음에 눈물 부조하고 있는 시인을 모시고 순천의 별미인 짱퉁어탕을 곁들여 잎새주 한 잔 나누고 싶다.

 <능곡시조교실 제공>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저작권자 © 거제타임라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춘광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