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아침을여는시(269)

 나이가 든다는 거 1 

    강 미 정 

초저녁부터 시려온
눈동자의 피곤함에
서두른 잠
동쪽 하늘보다 먼저
새벽을 마주한다

때마침 들리는
빗소리의 박자가
속도를 더해가고
온 세상은 젖고 있다
나도 젖는다, 흠뻑

나이가 든다는 거
비의 노래가
선명히 들린다는 거
어둡게 젖은 아침이
감사하다는 거

감상) 

눌산 윤일광 시인

 나이가 든다는 일은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젊은 날에는 잠이 모자라 아침에 일어나기조차 힘들어 날이 다 새고 나서야 일어났지만, 이제 나이가 들면 <동쪽 하늘보다 먼저 /새벽을 마주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 어렸을 때 신기하게 느꼈던 것 중의 하나가 ‘어른들은 왜 잠이 없을까?’하는 의문이었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야 비밀 하나를 알아챈 느낌이다. 때마침 새벽에 비가 내리고 있다. 새벽에 내리는 비는 <온 세상은 젖고 있다 /나도 젖는다, 흠뻑> 새로운 발견이다. 젊은 날 느낄 수 없었던 새로움의 세상에 대한 적응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다.(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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