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추가 보도 이어져
시민들, "경악 금치 못하겠다"-왜 이런 일들이 자꾸 드러나나-개청이래 최대 인원 
대부분 전기공사 과잉 설계 후 쪼개기 발주로 거제시와 수의계약
공사 대부분 미완성·싸구려 부품·불법 하도급·검사 필증 무시·설계 무시 부실

거제시내 모 전기공사업체의 거제시청 공무원 뇌물사건 파문이 증폭되는 가운데 해당 업체가 시행한 공사에 대해서도 부실시공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기공사모습;이 건 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자료사진임

수십 명의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는 이 업체는 공사의 90% 가량을 거제지역 관급공사로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 가로등, 보안등, 배수장· 하수종말처리장· 관공서 청사의 전기공사를 전문적으로 시공해 왔다.

이 업체 대표 김 모 (42)씨 양누나이자 경리실무자인 Y(47) 모씨가 작성한 '뇌물수첩'에는 부실공사 정황 또한 빼곡히 적혀 있다. 임의 작성이라며 그 증빙력을 부정하고 있는 거제시청의 대처에도 불구하고 수첩에는 '공사 미완성 상태로 완공', '보안등 누락 설치', '보안등 공사표찰 미설치', '안전공사 검사 필증 무시', '설계 무시', '비인증 제품 설치', '불법 하도급' 등이 기재돼 있다고 한다. 

공사는 대부분 
△과잉 설계 후 2000만 원 이하로 쪼개기 발주 
△수의 계약 
△비규격품 사용, 설계 무시한 시공 
△현장 점검이 없거나 허술한 검증 등
 절차로 진행됐었다는 것이 이 경리직원의 주장이다.

거제시 공무원 뇌물수첩에 적혀 있는 부실 시공 내역:사진출처 경남도민일보 캡쳐

특히 이 업체는 거제시가 발주한 가로등과 보안등 공사를 가장 많이 해왔다는 것 그 사유가 이러한 상납 고리에 연유된다는 것이 폭로 요지다. 한 해에 200개가량 시공 또는 교체 공사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Y씨는 가로등·보안등 설치는 40∼60㎝로 구덩이를 파고 시공을 해야 하지만 대부분 그 기준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이 신문은 전하고 있다. 

또 일부는 설계 규격에 미치지 못하는, 작거나 얇은 기둥을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고현동사무소 전기공사에도 KS 규격품이 아닌 중국산 비규격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 거제 중앙하수종말처리장 비상배터리도 재생제품이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례는 시민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는 것이다. 부실 가로등이나 보안등은 태풍이나 강풍에 쓰러지거나 꺾일 수 있고, 접지불량으로 누전에 대한 위험도 증가한다. 배수장이나 하수종말처리장은 정전 등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배터리로 작동해야 하지만 만에 하나 불완전한 작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예는 이미 밀양 요양원 참사에서 현실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4000만 원만 들어갈 공사라면 5000만 원으로 과잉 발주하고 그것도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세 차례로 나눠 발주한다. 그러나 공사는 한꺼번에 하고 서류상 사진 증빙자료만 시차를 두고 작성해서 처리했다"며 "여기서 남긴 돈이 다시 공무원에게 뇌물로 들어간 것"이라고 말해 전형적이 건설공사나 관급공사에서 보이는 비리 행태가 실제로 폭로된 것이다.

이어 "공사도 허술하게 진행됐고, 설계대로 제대로 완공된 경우는 드물다"며 "공무원도 현장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외형상 문제만 없다면 알고도 대부분 묵인했다"고 주장해 거제시 예산이 구멍이 난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체 대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내가 말을 할 것도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업체 관계자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지만 시민 안전과 직결된 시설인 만큼 당국의 조속한 현장 점검이 절실한 실정이나 거제시 감사부서에는 이런 주장이 당사자들의 감정 대립에 의한 것이라 수첩기재 내용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당장 현장조사 등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19일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시장 예비후보직을 사퇴한 윤 영 전 국회의원까지 "실로 큰 충격을 받았다. 거제시 개청 이후 이런 대규모 인원이 뇌물에 연루된 적은 없다. 수많은 공사 현장 중 이런 곳이 비단 이 뿐이겠는가? 큰 회사 일 수록 규모가 클 것이다. 따라서 공직 기강 혁신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 그래서 그 적임자를 지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뇌물 받은 거제시 공무원 명단이 적혀 있는 '뇌물수첩'.:출처: 경남도민일보 캡쳐사진

뇌물을 준 통장 거래 내역.: 출처: 경남도민일보 캡쳐사진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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