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 아파트 승인 동의한 거제시의원들 각성하라" 성토
현산, 사회공헌사업 불이행→분양율조작까지 거제시민에게 기업이미지↓
아이파크 2차 계획단계부터 논란 끝까지 이어져 '말썽'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고 (주)평산산업이 시행한 거제아이파크 2차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문제 제기한 분양율 조작을 입증할 수 있는 동영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이 업체들의 도덕성 논란은 물론 법률적 책임공방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들은 행정이 법상 문제없다지만 이는 사기행위라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분양율 조작 자체만으론 법률미비로 문제를 피해갈 수 있을지 모르나 만약 분양대행사들의 관행인 수수료 지급이나 계약율 조작에 따른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유입사실이 밝혀진다면 큰 사회적 문제로 비약될 수가 있다.  이런 와중에 동영상이 존재해 앞으로 큰 관심꺼리가 될 전망이다. 입주민 300여명은 지난 10일 오전 10시 거제시청에서 집회를 갖고, 시 행정과 시의회 의원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진입도로 등 아파트 입주에 따르는 약속 이행을 촉구한바 있었다. 

현대산업개발과 평산산업은 분양율이 매우 중요했다. 쌍방 공사비와 이익금 정산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아파트 분양 당시 분양관계자가 승합차를 이용 여성 10여명을 동원해 계약케 하고, 계약서를 회수하는 방법으로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을 담은 동영상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있다.

아이파크 입주예정자 비상대책위원장 조윤정씨는 “허위분양율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은 분양율을 보고 계약한 입주자가 상당한 만큼 분양율을 속인 것은 사기행위라고 할 수 있다, 건축물이 건설되는 기간동안 도로 3-9호선이 시와 협의가 안돼 표류하다 지난 2월 28일 최종 결정됐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입주 예정일이 오는 5월말로 되어 있는데 도대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이제 와서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협약서 자체를 무시하다니 통탄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율은 프리미엄의 기준이 되는 중요한 척도여서 계약자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 그런데 이 아파트에서는 분양율 90%로 부풀려 큰 인기가 있는것처럼 속였다가 입주를 앞둔시점에 도로공사 미시공 문제와 전주설치 등으로  계약자들 분노를 사면서 분양율 조작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해 8월말 1천2백여가구 중 90% 초기분양율이 9월에 갑자기 75%로 뚝 떨어져 119세대 미분양이 한달새 200세대 정도 급증했던 것이다.

지금도 모델하우스에선 추가분양이 ‘특별’이라는 명분으로 진행되고 있다. 바뀌기전 분양대행사가 판매전략으로 저지런 일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법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근거가 없으니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법뿐이라는 것이 거제시 해명이다.

최근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에 신고된 실제 분양률이 공개돼 분양율 뻥튀기가 곤란하나 과거행위의 피해 구제는 없다. 당시는 '바지계약'이 관행적으로 이뤄지기도 했다. 바지계약이란 건설사가 대행사를 통해 미분양을 분양된 것처럼 보이고 대출금을 받기 위해 전문브로커를 이용, 계약자를 모집한 뒤 명의만 빌려 맺는 계약들이다.

이유는 계약률이 일정 비율 넘어야 금융권으로부터 PF등을 통해 자금을 대출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계약자 이름으로 나간 금융기관의 중도금 대출은 아파트 현장의 공사비로 투입돼 건설사 사업비로 충당시킬 수 있다. 이런 과정에 소개비가 발생하지만 의혹만 있을 뿐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 한 구체적 채증이 어렵다. 만약 허위서류를 꾸며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것이 확인될 경우는 사법처리도 가능하다

분양율을 보고 후발 계약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분양사 입장에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때문에 분양율을 실제 계약율보다 높은 수치로 발표해 수요층을 끌어들이는 수법을 쓴다.주택건설사업 등록자가 분양실적을 허위로 보고할 경우 강력하게 처벌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처리되지 않았다. 개정안에 따르면 주택건설사업 등록자가 분양실적을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 제출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현행법은 건설업체측이 지자체에 주택 분양실적을 신고하도록 하고 있지만, 허위신고를 하거나 신고하지 않아도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마련돼 있지 않다. 이 같은 맹점을 악용하는 사례는 많았다. 실제로 최근 부영건설이 '마산월영 사랑으로' 아파트 분양실적 177건을 1천890건으로 허위 신고해 시장을 교란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계약해지 사태가 발생했지만 처벌조항이 없어 건설업체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도 아이파크 아파트 980가구를 분양한 하나자산신탁이 분양실적 허위 보고 논란에 휩싸였다. 두 차례나 미분양 가구 수가 크게 늘었다 줄었다 하며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했다. 단순한 수치 오류 범위를 넘어 '의도적 조작' 수준이라는 지적이었다.

2009년 6월 대덕테크노밸리 내 아파트의 초기 계약율을 건설사 측이 50%로 발표했다가 입주당시 실제 계약율은 30%에 미치지 못하는 사실이 밝혀져 재산권에 피해를 입은 계약자들이 집단반발하기도 했다. 지난해  모 신도시 내 아파트의 경우도 건설사 측이 3세대 미분양을 제외한 99%의 계약률로 발표했으나 입주시점에 대량의 미분양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러한 계약율 부풀리기는 건설사가 미분양 물건을 소진시키는 마케팅 방법으로 악용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전국 아파트 공사 현장 곳곳에서 부실시공으로 인한 수 분양자와 업체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어 선 시공, 후 분양까지 논의되는 지경이다 뻥튀기 분양실적 발표를 통해 시장을 교란하는 사례를 적발해도 처벌받지 않는 '법 구멍'을 악용하면서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새 개정안이 시행되면 분양율을 뻥튀기 하는 시장 교란행위는 크게 줄어들 것이나 국회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논리에 매몰돼 개점 휴업상태다.

현재 분양율은 공신력있는 온라인 청약시스템으로 일원화돼 과거와 같은 건설사들의 분양율 조작은 없어진 반면 계약율은 여전히 건설사 분양소장과 고위 관계자만 아는 1급비밀로 분류, 수요자의 알권리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수요자가 신규분양아파트의 초기 계약율을 파악할 수 있는 길은 건설사의 발표와 해당 지자체에 제출하는 미분양 자료 뿐이다. 이 가운데 건설사 발표는 공개를 꺼리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만약 공개 시 분양소장이 내뱉는 계약율이 곧 실제 계약율로 인식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또 지자체에 제출하는 미분양 자료 역시 정확한 근거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아닌 건설사 측에서 미분양 갯수만 달랑 적어 보내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진행돼 지자체 공무원들 조차도 확신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다. 건설사들이 내놓은 미분양 자료와 실제 미분양 세대와 큰 차이가 나 민원발생시 항의를 받지만 미분양 자료를 보내달라는 협조 요청만 할 뿐 정확한 미분양 세대인지 판단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문제는 초기 계약율보다 입주시점 계약율이 높을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그 반대의 경우 계약자와 건설사간 큰 마찰을 빚어 피해자들이 양산될 수 있다는 데 있다. 계약율이 높다는 점을 내세워 수요층의 조급증을 유발하고 선호도가 낮은 저층을 우선판 뒤 나머지 물량까지 급속도로 소진시키겠다는 건설사 측의 전략으로 통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침체와 맞물려 미분양 소진이 안될 경우 계약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천만하다는게 부동산 업계의 중론이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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